PO는 어떤 역량이 중요한가요?

by OHS

최근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주니어 PO와 1on1을 했다. 우리 팀 개발자의 여자친구인데, 둘 다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있으나 무엇을 해야할 지 몰라서 주말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우리 팀 개발자가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여자친구를 만나서 방향을 잡아주면 팀원에게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성사된 만남이었다.


질문이 다양했는데, 크게 보면 1) PO는 어떤 역량이 중요한가요? 2) SaaS를 만드는 B2B 회사에서 일하면서 고충이 많은데, B2C로 옮기면 어떤 고충이 있는지 미리 들어보고 싶어요. 3)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렇게 세 가지였다. 나는 지금 회사가 네 번째 회사이지만 SaaS를 만든 적은 없고, 플랫폼에서만 일했기 때문에 SaaS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있지 않음을 밝히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1) PO는 어떤 역량이 중요한가요?

어떤 역량이 중요한 지 알기 위해선 자신에게 어떤 역할이 부여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PO에게 요구하는 건 크게 네 가지이다. ㄱ. 개발 기능 요건을 정리한다. ㄴ. 개발 일정을 조율한다. ㄷ. 제품의 방향성을 가지고 구체적인 전략을 설정한다. ㄹ. 제품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정리한다.

ㄱ의 경우 대개 개발해야 하는 것이 명확하고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기능을 정의하고 부탁한다. 그 도구로 피그마같은 툴을 이용해 와이어프레임을 그리기도 하고, 노션에 api스펙이나 필요 기능을 작성하기도 한다. ㄱ에 다른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시 되면 ㄴ이 되며, ㄷ은 해야하는 일을 자신이 설정하는 것이다. ㄹ은 보통 C레벨에서 수행되는 과업으로 회사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단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렇게 네 가지로 끝나지 않고 도메인까지 같이 고려해야 한다. 예를들어 CGV라고 하면 고객이 영화를 탐색하고 예매한 뒤 해당 표로 관람을 진행한다는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완성해야 한다. 이 스토리 라인을 달성하기 위해선 영화를 등록할 수 있는 어드민, 영화 탐색부터 예매를 담당하는 어플, 예매한 표를 출력할 수 있는 키오스크까지 최소 세 가지 개발이 필요하다. 영화를 다루다보니 마케팅이 중요할테고, 마케팅 툴을 전문적으로 개선하는 팀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드민을 다룬다고 하면 영화사나 마케팅 팀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요구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를 흥행시키기 위해 배우 프로필을 볼 수 있는 화면을 만들어 달라거나 자신들 시스템과 연동을 해달라거나 관객 수를 실시간으로 노출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수도 있다. 여러 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고, 여러 과업 중 어떤 것이 더 임팩트가 있을 지 데이터를 통해 우선 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앱 화면을 담당한다면 동시에 같은 좌석을 예매하지 못하도록 제어할 필요가 있으며, 유저의 이전 관람 내역에 따라 강조해야 하는 영화가 다르고 노출 우선 순위를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유저 페르소나를 통한 가설 수립이 중요하다. 키오스크 같은 경우 영화 예매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 되면서도 팝콘 등의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주차권 같은 편의 기능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다. 오프라인 경험을 책임지는 제품이다보니 조금 더 고객 중심적인 사고 능력이 필요하다.

도메인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회사에서 어떤 제품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환경을 알았으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본인에게 맞는 제품 도메인을 다루면 최선이고,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모른다면 현재 회사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해당 역량을 키우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2) B2C는 어떤 고충이 있나요?

미리 답변드리면 B2C만 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카카오톡에서 채팅 부분만 떼서 생각하면 B2C이겠지만 여기에 이모티콘이 추가되면 바로 B2B2C가 된다. B2C의 가장 큰 고충은 수익화이다. 그로스 해킹이나 유저 가치, 유저 경험 같은 말은 겉보기엔 좋은 말이지만 결국엔 수익을 내기 위한 활동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수익화는 결국 B2B를 통해서 나오고, 그게 아니라면 어느 지점에는 유저 경험을 해쳐야 한다. 물론 수익이 나는 제품을 직접 만들고 온라인에서 유통까지 한다면 외부와 무관하게 B2C 부분만 담당할 수 있지만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그런 회사는 생각나지 않는다. B2B는 명확한 고객과 BM이 있기 때문에 가설보다는 우선 순위에 집중하게 된다. 우리 고객사가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만들어줄 수 있나요? 다른 택배사를 이용하면 물류비가 10% 절감될 수 있는데 해당 개발을 할 수 있나요? 처럼 쏟아지는 요청에서 적절한 우선 순위를 조절하면 된다.

B2C 영역은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데이터를 촘촘히 심고, 유저 이탈 포인트를 찾아 개선하는 형태로 흘러가게 된다. 실험 결과가 나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엔 앱을 업데이트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B2B 영역을 개선해야 하거나 BM자체를 바꿔야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B2C를 제대로 하지 않아본 사람들에게는 앱이 보여주는 곳이라 핵심을 맡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사업의 일부만 담당하기 때문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기도 한 임팩트 내기 어려운 제품이다. 물론 B2C는 고객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충성 고객을 만들어 내는 등 보람이 많은 일이라는 장점이 있다.


3)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PO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가 PO의 성과를 결정짓고, 그 수단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은 PO에게 가장 중요한 스킬이기도 하다. 글 초반부에 이 글은 우리 팀 개발자의 여자친구와 1on1 내용임을 밝혔는데, 이 또한 우리 팀 개발자를 움직이기 위한 액션 중 하나다. 커뮤니케이션은 여러 형태로 이뤄지진다. 먼저 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있다. 개발자에게 앱을 켤 때 스플래시 화면에 베테랑2를 노출해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것과 베테랑2의 예매율은 높은데 유저들이 인지하지 못하는지 클릭률이 낮다는 말을 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 스플래시에 다른 광고를 했을 때 수익과 베테랑2를 올렸을 대 마진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단순히 요건 사항을 정리해 스플래시를 변경해달라고 하는 것보다 이유를 말해줬을 때 다른 사람을 움직이기 쉽다. 기획 의도와 배경, 원하는 결과를 많이 공유해두면 실험 실패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공유 없이 실패가 반복되는 경우 불필요하게 시간을 보낸 사람이 되고 신뢰를 잃어간다. 반대의 경우 실패 사유에 대해서도 같이 이야기하게 되고 모두가 참여해 다음엔 어떻게 개선해보자는 등의 소통을 하기도 쉬울 것이다.

다음은 팀간 소통이다. 팀간 소통에는 우리 팀에서 하는 일이 다른 팀에 영향을 주는 경우와 우리가 만든 제품을 다른 팀이 사용해야 하는 경우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물론 각 조직의 리더끼리 이야기해서 정리하고 리더가 자기 팀원과 소통하면 가장 깔끔하다. 하지만 모든 기획을 리더끼리 만나서 소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무단의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보통 어드민을 만들다보면 나오기 전까지는 별 생각없이 좋다고 하다가 제품이 나오면 이런 저런 안 되는 점을 이야기 해서 설계부터 다시 하도록 만들기도 하고, 기획 단계에서 앞으로 필요할지도 모르는 기능을 모두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요한 기능이 누락되지 않고 동시에 불필요한 요청이 들어오지 않도록 목표를 잘 전달해야 하고, 만드는 중간에 데모 데이 같은 걸 만들어서 UI를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데모 데이의 장점은 실 사용자에게 시각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기획과 무관한 불필요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게 만드는 효과와 동시에 사용할 때 불편할 수 있는 포인트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점에 있다. 또 이렇게 개발 과정에 참여하다보면 실제 오픈 이후 사용률이 높아지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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