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2024년 노벨 경제학상

by OHS

2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런 애쓰모글루의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는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경제 제도이며, 올바른 경제 제도를 만드는 것은 정치 제도라는 내용을 약 650쪽에 걸쳐서 설명하는 책이다. 한 10년쯤 전에 어떤 정치인의 언급으로 대략적인 내용만 알고 있다가 이번에 완독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24년 노벨 경제학상은 자본의 미스터리를 쓴 에르난도 데소토가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두 책은 연결되는 고리가 있어서 리뷰 말미에 자본의 미스터리 내용도 간략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올바른 경제 제도란 사유 재산과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사유 재산과 인센티브를 보장하게 되면 더 많은 생산량을 만들기 위한 기술 혁신을 불러온다고 한다. 다만 이런 기술 혁신은 기존 일자리를 파괴하는 창조적 파괴 현상을 만들며 부의 흐름을 신흥 부자로 옮기도록 만든다고 한다. 부의 흐름이 옮겨간다는 것은 권력의 이양을 의미하기 때문에 권력가들은 창조적 혁신을 허용하지 않는다. 권력가들은 이런 포용적인 정책을 펼칠 유인은 없을뿐더러 착취적인 정책을 펼칠 유인은 상당하다는 것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이전에 이렇게 국가의 성패에 대한 이야기를 한 가장 유명한 책은 총, 균, 쇠인데 유라시아에 더 많은 동식물이 있었고, 가로로 넓어서 기온 차이를 겪지 않으면서 기술이 퍼져나가기 유리한 반면 아메리카 대륙은 세로로 길고, 가축화하기 용이한 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두 대륙간의 차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애쓰모글루는 유라시아 안에서도 동유럽은 못 사는 반면 서유럽은 잘 사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동유럽에 퍼졌던 마르크스주의와 서유럽의 자본주의 정치 제도를 이유로 든다.


사실 한국 사람이라면 남북한의 예시를 통해 총, 균, 쇠의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것 정도는 익히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린 같은 민족, 문화, 언어를 향유함에도 정치 제도 하나로 두 국가의 운명을 갈라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제학자들 또한 정치 제도가 중요함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코즈의 정리처럼 경제와 정치를 묶으려는 시도는 종종 있었지만 정치 제도와 경제 제도 간 선후관계의 모호함 때문에 많은 이론이 나오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쓰모글루는 식민지 사례를 통해 급격하게 정치 제도가 바뀐 사례를 통해 선후관계를 증명해냄으로써 이번 수상자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자본의 미스터리는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 보다 한 발짝 더 나간다. 페루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왜 가난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동네 개들도 어디까지가 주인의 논밭인지 알고 경계를 서는데 정부는 마을에 지어진 논밭이 누구 소유인지 알지 못한다. 이런 이유는 문서화가 진행되지 않았고, 문서화를 더디게 만드는 행정 처리 능력의 부재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제도만 있을 게 아니라 나라가 성장하려면 구성원 간의 신뢰가 필요하고 신뢰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문서화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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