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시선
거주지는 따지는 게 많다. 회사와 가까워야되고, 교육 환경도 좋아야하고, 투자 상품으로써도 좋아야 한다. 요즘엔 고령화 사회가 되니 근처에 병원이 있는 게 중요해진다고도 한다. 결국 이런거 저런거 다 따져보면 강남이 최고의 입지가 되어서 그 명성이나 가격에 납득하게 된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강남까지 n분 생활권을 이야기하면서 지하철 버스를 연결하니 강남의 교통은 더욱 좋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남이라고 모든 것이 좋진 않다. 공원이 부족하고, 언덕에 있어서 많이 걷지 않게 된다. 거주지에 완벽함이란 없고, 일반적으로 따지는 모든 것이 나에게 필요한 것도 아니다. 아무리 강남 아파트라도 지방에 거주해야하는 사람에게는 투자처 외에는 쓸모없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나도 평범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강남 아파트를 매매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조금 더 나에게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지금 바라는 조건은 크게 세 가지이고 고민중인 조건은 하나다.
1. 회사가 가깝다 : 나처럼 잦은 이직을 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조건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강남에서 출퇴근 할테고 나에게 매일 조금씩 시간을 아껴줄 것이다.
2. 대형 마트가 가깝다 : 쿠팡에서 한 시간 탐색은 스트레스인데 마트에서 한 시간은 즐겁다. 딱히 시간을 더 쓰는 것도 아니라 마트에서 여러 아이템을 마주하는 건 즐겁다.
3. 공원이 가깝다 : 나는 항상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고, 가끔 간단한 조깅도 즐긴다. 산책이 주는 이점을 누리고 싶어서 지근거리에 공원이 있길 바란다.
4. 그리고 아직 고민되는 조건으로는 자녀 교육이 있다. 자녀 교육이 세금이 들지 않는 상속이라고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상급지의 가격은 너무 비싸다. 과연 그 금액만큼 자녀가 유무형의 가치를 얻어갈 수 있을까? 아직 판단이 필요한 질문이라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물론 내가 고려한다고 해도 다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부는 타협해야 할텐데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위에 말한 가치를 얻기 위해선 전월세로 더 저렴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꼭 매매를 해야하는가는 고민해볼만한 포인트다. 물론 집은 소유하고 있다는 것으로 엄청난 안정감을 준다. 어떤 축구 감독이 클럽에 부임하고 호텔과 2년 계약을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머리로는 호텔에 살면 밥도 주고, 청소도 해주고 좋은데? 생각하면서 한편으로 이 사람은 언젠가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아마 집을 소유하는 건 떠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심리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인 것 같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대출 만기가 내 정년퇴직보다 이후로 예상 된다면 그때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나에게 집은 이성적 만족감도 있지만 감정적 만족감도 주는 것이라 계속 모르는 영역일 것 같다.
다음 주제는 이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