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시실까지 전시 해설은 끝났다.
보통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이들과 같이 보고 싶은 영상이 있어서 3 전시실로 다시 향했다.
안젤리카 메시티의 ‘시민밴드‘라는 작품이다. 이 영상을 관람객에게 소개할 때는 주로 한편 정도만 같이 본다. 시간 관계상 다 보지 못하니 해설이 끝나면 따로 꼭 보고 가라고 덧붙인다. 우리는 전시실 중앙에 모여 앉았다. 4면의 벽에 스크린이 하나씩 있고, 영상 하나가 끝나면 시계방향으로 다음 화면이 켜진다. 마침, 첫 번째 아쿠툭 1인 퍼포먼스 영상이 시작됐다. 우리는 숨죽여 화면을 바라보았다.
몸을 돌려 두 번째 영상을 보던 중이다. 셋 중 둘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하나는 눈물을 또르르 흘린다. 울렸다. 그들을 보면서 내 마음에 뭔가 생소한 감정이 채워진다. 몽실몽실 떠 있다. 우리로 가득 찬 우주에. 작가가 말하는 비언어적인 소통이 이런 것이구나.
명찰을 반납하고, 해설에 함께한 관람객 숫자를 기록하고, 가방을 챙겨 나와야 했으므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우리는 로비에서 만나 일층으로 내려갔다. 입구에 꽃을 맡겨두었다고 한다.
- 작가도 아닌데 웬 꽃입니까? 이런 거 가지고 오는 사람 없어요!
- 오늘 해설 말랑말랑하게 해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민망하기도 했지만 웃음이 났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벅차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오늘 전시 해설은 왜 특별한 거지? 이들은 뭐가 다른 걸까?
전시도 전시지만 나를 응원하러 온 동무들이다. 마음을 열고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이들은 작년 3월에 만난 글쓰기 반 동무들이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그간 공유한 글과 마음.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 교감이다. 해본 적이 언제였지? 있었던가? 막 배우지 않았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새로 막 배운 걸 그들과 공유하면서 만난 귀한 감정이다.
수박 두 개를 오가며 겉핥기를 하다가, 충돌로 생긴 깨진 틈새로 수박의 단맛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