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적성과 취향

by 곽오리





적성과 취향은 다를 수 있다.



주로 작업하는 장르는, 아니 주로도 아니다. 나는 온리 로맨스만 그린다. 일은 로맨스인데 취향은 스릴러. 보는 책, 드라마, 영화 모두 스릴러다. 누가 좋아하는 장르가 무어냐 물어보면 단연 스릴러를 꼽는다. 연재 때문에 공부 차원에서 로맨스를 보긴 하지만 자의적으론 거의 안 본다, 아니 못 본다. 놀렸는데 로맨스를 보면 일하는 느낌이다. 일은 일이고 노는 건 노는 거다. 그래, 적성과 취향은 다를 수 있다. 나는 그 구분이 명확하다.



그래도 그렇지. 좋아하면 시도할 법한데 스릴러는 왜 안 그리는가. 적성과 취향은 다른 거라며 그 말 뒤로 숨고 있는데 고백하자면 스릴러는 내게 너무 어렵거든. 뭐든 안 어려운 게 어딨겠냐만 굳이 비교하자면 로맨스보다 스릴러가 고난도의 스킬이 필요하다. 사람과 사건의 관계, 스토리에 모두 치밀한 계산을 해야 한다.


데뷔도 로맨스가 아니라 스릴러 계열로 할 예정이었는데 플랫폼으로부터 첫 시작으로 현대 로맨스를 추천받았었다. 신인이었던 나는 영문을 몰랐는데 경험치 백 단의 플랫폼은 알고 있던 거다. 상대적으로 그게 더 안전하고 쉬운 길이란 걸. 경험치를 쌓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로맨스 작업은 꽤 재밌었다. 잘 됐고, 반응도 좋았다. 그 후로 차기작은 계속 로맨스였다.



로맨스로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로맨스가 적성이라고 하는 건 조금 간사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하는 일이 곧 적성이고 그것은 꼭 내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남의 객관적인 눈에 더 쉽게 잘 보일 수 도 있는 거다. 적성과 취향, 다른 말로는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그 둘이 서로 다르다면 그걸 빨리 인정할수록 심상에 좋다. 직업과 수입이 연결돼있다면 더욱. 좋아하는데 못해서 괴롭기보단 내 적성엔 과몰입하며 애정을 주고, 좋아하는 일은 천천히 도전해보며 달래주고. (.. 그렇다. 완전히 포기는 못해서 스릴러는 단편으로 조금씩 건드려보고 있다.)



자, 오늘은 ‘미남이시네요’를 공부하고. 내일은 ‘비밀의 숲’을 즐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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