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인내하면 인대가 다친다

by 곽오리



인내하면 인대가 다친다.




손가락의 중지는 펜을 쥘 때 많이 쓰지만 욕할 때도 많이 쓰인다.

중지 인대가 여러 번 늘어나 반깁스를 해 본의 아니게 모르는 사람한테 욕을 참 많이 하고 다녔다.



중지 인대를 다쳤다고 하면 작업을 얼마나 많이 하는 거냐며 놀라는데 사실 세 번의 부상 중 그 첫 시작은 넘어져서 다친 거였다. 이불 안의 강아지를 피하려다 벽에 걸린 옷걸이에 손가락이 걸린 채 넘어졌다. 만화에도 안 나올 어이없는 몸개그였다. 옆에서 시끄럽게 군다며 강아지가 으르렁거린 거 외엔 별일 없었다. 병원에서도 별 이상없댔고 조금밖에 안 아팠다.


문제는 작은 고통이랍시고 참고 손가락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 결국 몇 달 후 악화+재발돼 뼈에 주사를 맞았다. 주사를 맞을 때마다 하루 종일 붓고 통증이 상당해 작업을 하루씩 쉬어야 했는데 줄어가는 세이브를 보며 마음이 참 불안했다.



‘이제 진짜 더 이상 쉬면 안 돼! 작업하자, 작업!!’



주사 네 방을 맞고 다시 무한 작업의 궤도에 들어섰다. 그래, 또 무리를 한 거다. 데자뷰인가. 몇 달 후 다시 손가락이 굳어가기 시작했고 결국 굽혀지지가 않았다. 이게 반깁스까지 한 마지막 인대 부상 전적이다.


참고 작업하지 말고 아싸리 처음 그때 쉬었다면 이 정도 사태까지 커지진 않았으리라. 미련하게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거다. 꼭 몸만이 아니라 마음이 지쳤을 때도 그때그때 쉬는 게 나중을 위해 더 현명한 길이다.



이에 관련한 휴재 에피소드를 덧붙이자면 마지막 부상 직전 명절 휴재를 빌미로 1주를 벌어놨는데,

반깁스를 하는 바람에 1달 휴재를, 이후 재활 물리치료를 계산 못해 다시 연속 휴재!

많은 분이 걱정하며 응원해주셨지만 단 하나 잊히지 않는 댓글이 있다.

‘은근 휴재 자주 한다고.’ 그 이후로 시즌 완결 때 외엔 잘 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후문..

(휴재는 안 하지만 적당히 쉬고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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