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사랑 듬뿍, 행복 가득.

진주넷과 바쁘게 움직인 한 주를 보냈다.

by 예쁜여우

25년 마지막주 일요일.

아이들 넷과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지 의견을 물으며 계획을 세웠다. 여행을 떠나는 건 무리지만,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녹다운될 준비 했다.

'너희가 원하는 걸 마음껏 해주기로...... 결정'


아이들과 함께 카페를 찾았다. 눈앞에 보이는 빵들이 맛있어 보였다.

"다들 음료고르고, 빵은 먹고 싶은 거 집어봐."

"나 이거! 소금빵."

한 명씩 원하는 음료 1잔과 빵 몇 개를 고르는 아이들. 결제는 엄마의 몫. 갑자기 나의 손이 후더덜 덜.


'역시 어딜 가든 money가 많이 들어가는구나. 하지만 너희들이 웃으며 먹는 모습만 보아도 행복 가득이네. 많이 먹고 쑥쑥 건강하게 크자.'

주말이 지나고 25년의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마지막 31일. 버스를 타고 가는 출근길은 오늘따라 하늘이 멋진 그림을 그려놓았다. 아침석양이 뜨겁게 떠오르며 날갯짓하는 잔잔한 깃털 같은 구름들. 그 주위로 붉은 그라데이션을 펼쳐놓아 내 두 눈을 빠져들게 만든다. 눈으로만 보기 아까워 얼른 핸드폰으로 촬칵 촬칵. 내 귀에 꽂힌 아이팟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마지막날의 출근길이 오늘따라 더 정겹다.

퇴근 후, 나는 그동안 브런치에 적힌 글들과 사진을 보았다. 한 해 동안 많은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사진 속 아이들은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내연산의 봄 여름 가을.


잊지 않을게. good bye 2025년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신랑까지 일찍 퇴근했다. 아이들과 계획해 둔 남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잠이 들 것 같은 시간인데 오늘따라 마지막밤을 보내기 위해 더 열심히 놀았다.

"엄마가 사준 보드게임 진짜 재밌어!"

드디어 티브이에서 들려오는 카운트다운. 아이들과 새해를 맞이하는 보신각의 타종소리.


'10. 9.8.7.6.5.4.3.2.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보 내일 해돋이 보러 갈 거야?"

"가면 되지. 영덕 쪽으로 가볼까? 빨리 자자 우리도."


새벽 1시가 되어 하나, 둘, 셋, 넷 스르르륵. 우리 가족은 그렇게 다음날을 맞이했다. 눈을 떠보니 6시 반. 코를 골며 자는 아이들을 깨울 수 없었다.

"여보, 오늘 갈 수 있겠어? 피곤하지?"

"응. 우리 그냥 더 자자. 새해 복 많이받아 여보"


'그래. 어제 신나게 놀아서 나도 사실 피곤하다. 다음에는 우리 꼭 해돋이 보자.'


사람들이 거리를 지날때마다 시끄럽게 인사하는 땡칠이. 창문을 열어 머리를 빼꼼하니, 땡칠이는 꼬리를 더 흔들 흔들 한다.

"Happy New Year! 땡칠."
여기저기서 카톡으로 보내온 새해인사와 해돋이사진들. 덕분에 2026년 새해를 즐겁게 맞이했다. 계획대로 10시쯤, 하나, 둘, 일어나더니 사부작사부작.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새해인사를 전했다.

"아빠,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아요. 그리고 주말에 *서방이랑 내려갈게."

"그래. 주말에 내려와 남은 시간 재밌게 보내라."


나는 새해에는 떡국을 먹어야 한다며 준비를 시작했다.

"얘들아, 떡국 먹자. 그리고 다음 계획 준비해야지?"

"엄마, 떡국 먹어야 한 살 더 먹는 거지?"

"응. 2호는 한 살 더 먹는 게 좋아?"

"당연하지. 이제 6학년이다."

눈을 뜰 듯 말 듯 잠에 취해있던 신랑이 아이들 웃음소리에 일어나 함께 새해떡국을 맛있게 먹어주었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준비한 계획.

나는 피곤해 보이는 신랑을 두고, 아이들과 영화관을 찾았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보고 싶어 했던 주. 토. 피. 아.


솔직히 영화를 보려면 우리 가족은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티브이에 영화가 나오면 집에서 보는 게 편하지라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특별한 날은 아깝지 않다. 팝콘과 음료. 그리고 편의점을 들려 간식거리를 사며 관람을 시작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영화를 봐서 즐겁다는 아이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행복하다.


'아빠, 엄마도 너희와 함께하는 시간과 비용은 아깝지 않아. 너희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모든 걸 다 내주고 싶단다. 2026년도 건강하고 예쁘게 커주길 바래.'

퇴근 후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항상 걸어오는 길. 앙상하게 쭈욱 뻗어 나무사이마다 떨어진 낙엽을 밟을 때마다 내 귀에 들려오는 바스락바스락소리. 우리 집을 밝게 비추는 달. 그 사이로 따스함이 느껴지는 굴뚝의 연기. 오늘도 어김없이 신랑은 퇴근한 뒤 장작을 넣어 불을 지펴 두었다. 마지막 남아있는 장작을 넣으며 우리 부부는 커피 한잔으로 새해 금요일밤을 마무리했다.


'2026년 한 해도 아이들과 잘 보내보자!'


우리 부모님이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날.

1시간 반 거리는 가깝고도 멀리 느껴진다. 친정에 들를 때 나의 마음은 언제나 설렌다. 그 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갈 때마다 산과 들이 내 두 눈에 멋진 그림을 그려둔다.


드디어 도착.

막둥이 동생이 수능이 끝나고 우리 부모님 얼굴은 한결 가벼워 보였다. 우리가 온다고 가마솥에 닭 한 마리를 잡아 고아놓고 반질반질 찹쌀에 잡곡을 넣어 지은 찰밥. 우리 엄마의 다리는 오늘따라 더 바쁘다. 슬그머니 내가 향한 곳은 우리 부모님을 지켜주시는 할아버지성묘. 나는 조용히 그 위에 널브러져 있는 낙엽을 주으며 마음속으로 인사를 건넸다.

'올 한 해도 건강하게 지켜주실거죠? 할아버지.'


산으로 올라가 있는 아빠와 신랑을 위해 따뜻한 생강차를 가지고 엄마와 나는 산길을 걸었다. 엄마의 걷는 모습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수술 후 다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벼워 보인다. 장모님이 올라와 생강차를 건네니 신랑의 얼굴은 미소를 지으며 여전히 쑥스러움이 한가득하다.

"*서방, 봄에 또 산나물 뜯으러 올 거지?"

"네 장모님. "


지난봄, 장모님을 도와드리러 혼자 산길을 걸어 한가득 뜯어 내려와 한바탕 소동을 버린 신랑. 주인 있는 산고사리를 몰랐던 신랑. 이게 웬 횡재지? 하며 장모님께 드린다며 한가득 꺾어 버렸다. 슬금슬금 올라와 주인이 나타나자,

"거기 누구신지. 어디서 왔습니까."

신랑은 죄송하다며 사과를 하며

"***님 사위입니다. 산고사리인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아, 일단 꺾은 건 들고 가세요. 여기 내가 심어둔 거예요."

고사리를 들고 미소를 지으며 내려왔었다. 우리 아빠와 엄마는 신랑이 들고 온 고사리에 한바탕 웃으며 뒤따라 내려온 주인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며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 지으셨다.

"아따. 사위 얼굴이 반질반질하게 잘났네."

그 뒤 우리 신랑은 조심스러워졌다.

우리 엄마는 항상 두 손이 바쁘다. 한해 고생 끝에 완성된 된장, 고추장, 간장, 그리고 매실주. 오늘 꼭 가져가라며 이것저것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할게. 넌 쉬어. 일하고 힘들어."

"엄마. 내가 더 힘센데? 나도 이제 다 할 수 있는데? 내가 해줄게."


고운 손으로 손베린다며 하지 말라는 우리 엄마. 손이시려 딸 손이 망가질까 걱정이 한가득한 우리 엄마의 마음. 고생하며 세월로 보내온 엄마손. 내가 오늘은 해줄 수 있는 건 다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움직였다 우리 엄마처럼.


'내손이 시려도 아직은 당신만큼 시리지 않고 힘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엄마를 닮고 싶습니다. '

"장인어른, 장모님. 또 올게요. 고생하셨습니다."

우리는 바리바리 싸주신 걸 실으며 집으로 향했다.

항상 배가 부르면 오는 길에 잠이온 다는 신랑. 이제 우리 부부도 함께 그들과 사계절이 익어가듯 세월을 보낸다.


도착 후, 우리 부부는 짐을 옮기고 정리를 했고, 신랑은 추워지기 전에 또 바쁘게 움직였다.

"장작도 가져왔으니, 불 좀 짚여볼까?"

"좋아. 커피 타올게."


멍하니, 불 지피는 모습을 보는데 나에게 말했다.

"이렇게 지내온 시간이 10년이 또 지나면 생각이 나겠지?. 나이가 들어서 이 모습들도 50대, 60대에도 추억으로 남을 거야. 그렇지?"

순간 내 마음이 뭉클했다.


신혼초반부터 아이들과 지내온 지난 시간들이 생생하게 남았는데, 또 시간이 흘러 지난 시간을 추억을 꺼낸 때, 무슨 생각이 들지. 세월이 흐르면 우리 부부도 많이 익어갈 텐데...... 그때도 지금처럼 아이들과 이 집에서 잘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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