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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미 Oct 02. 2023

옥토퍼스카드

지하철 카드로 시작한 카드서비스회사가 홍콩을 완전히 장악하다.

    지난 달인 8월 29일, 홍콩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그동안 아무런 정보 없이 홍콩에 도착하다 보니, 정말 막막했다.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틀 전만해도 교환대학교에서 픽업 서비스를 지원하는 줄 알았다. 그런 건 없었고, 무거운 캐리어 두 개를 끌고 스스로 찾아서 들어가야 했다. 터미널에서 나왔는데,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비줄기가 굵어졌다. 현지인들에게 물어가면서 우버 택시를 타고 기숙사에 도착했다. 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고, 생활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확보해야 했다. 우선 밥부터 먹어야 겠다는 심산으로 교내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현금과 옥토퍼스 카드만 된다는 표지판을 마주했다. 다행히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계산을 했다. 배부르고 나니 생기는 궁금증은 어떻게 신용카드를 거절할 수가. 그래서 첫 번째 주제로 옥토퍼스 카드로 정했고, 어떤 시스템인지 알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다양한 결제옵션 중 하나라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신용카드도 거절할 만큼 옥토퍼스의 장점도 궁금해졌다. 

     옥토퍼스(Octopus)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다용도의 카드이다. 사면팔방四面八方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만큼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다. 옥터퍼스는 1979년 홍콩의 MTR(mass transit Railway)(지하철)이 개통되면서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Octopus Holdings Limited에서 지금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회사가 확장되면 MTR corportation이 57.4%로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고, Kowloon-Canton Railway Corporation이 22.1%, 나머지 지분도 버스운송회사들이 나누어 갖고 있다. 비대면식 결제방식으로 빠른 속도로 결제된다. 옥토퍼스카드는 세븐일레븐이나 지하철역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50HK$의 예치금이 있다.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슈퍼마켓, 주차요금까지 모두 사용 가능하다. 애플페이나 삼성페이에까지 카드를 추가할 수 있다. 잔액조회도 수시로 가능하다. 간단히 말해, 비자나 마스터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 어떻게 T money 격인 옥토퍼스가 e-payment시장을 점령하게 되었을까. 

       간단히 홍콩은행시스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홍콩은 크게 Three-tier system이라는 시스템 하에 모든 금융시스템이 돌아간다. 크게는 Hong Kong Monetary Authority에 의해 모든 규제가 이루어진다. Three-tier system에는 Licensed banks, Restricted banks, Deposit-taking companies등으로 나눌 수 있다. Licensed banks는 현금이나 저축계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163개 정도가 있다. Restricted Banks는 상업은행이고 17개가 있다. Deposit-taking companies는 은행과 소유를 공유하고 있고, 소비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대출, 보험 등의 비지니스를 제공한다. 

      옥토퍼스카드도 한계는 있다. 중국, 대만, 태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결제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The economist(Nov 23rd 2017)에 따르면, 옥토퍼스가 중국의 다른 결제시스템에 비해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의 위챗, 라인페이 등의 간편한 결제시스템에 비해, 불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라인페이에 비해, 옥토퍼스를 온라인이라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애플페이와 연동해야 한다. 홍콩 ID카드가 없는 경우에, 홍콩인이 아닌 경우 사용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라인페이는 신용카드만 있으면 언제나 사용이 가능하다. 홍콩에도 알리페이, FSP페이처럼 다양한 전자페이가 있지만, 옥토퍼스

가 홍콩인에게는 가장 편리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옥토퍼스의 사용은 널리 보편화되어 있다. 옥토퍼스의 잠재력이 언제까지일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분명한 것은 여행할 때, 옥토퍼스는 필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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