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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Mar 30. 2024

관촌 일기

그 관촌?



관촌수필의 고장인가? 싶었다.
숙소는 예약을 했지만 면 단위 마을은 7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깜깜하다.
최근에는 시 단위의 도시에서도 종종 식당을 찾기가 힘들다.
퇴근하고 대체로 두 시간쯤의 거리에서 쉬고 다음 날 여행을 하는 우리는 늘 저녁 먹을 곳을 찾기가 또 다른 일정이 되었다.
주말에 친구들과 통영에서 만나기로 해서 우리는 임실군 관촌면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도착하면서 숙소는 네비가 책임지고 찾겠지만 우리는 이미 소등에 들어 가는 식당 간판들 중에서 빠른 선택을 해야 했다.
깜깜하다.
공용버스터미널 앞까지도 불이 켜진 가게는 빵집이라는 간판이 막 꺼지고, 작은 카페의 가게도 주방 쪽 불만이 흐릿하게 보였다.
멀리 노란색의 간판이 보였다.
빨리 오라는 듯 깜박였다. 내 눈에는.
에구 다방 이름이 금수다.
먹이를 찾아다니는 우리가 금수다.  그가 내뱉는 말에 킬킬대던 그때 터미널 건너편에 조그마한 글씨로 영업 중이라는 불빛이 보였다.
차를 세우고 보니 '강씨네'라는 손 글씨가 보였다.
얼핏 식탁이 보였고 한 남자가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먹자!
가로등만 켜져 있는 거리에서 만난 영업 중 인 강씨네가 저녁밥을 준다.
식당에 들어서자 남자는 벌떡 일어나며 반긴다.
뚝배기 제육덮밥으로 주문을 하고 둘러보니 식탁이 연탄구이 고깃집에서 보던 양철 식탁이다.
우리는 마주 보며 씨익 웃었다.
어느새 우리는 예전의 추억 속으로 빠져 들었다.
일과를 끝내고 젊은 부부는 고기 한 점에 소주 한 잔 하려던 참인 것 같다.
 그때 앞치마를 한 젊은이가 들어와 그들과 합석을 하는데 손에 커피 두 잔이 들려있었다.
 커피는 반갑다.
" 혹시 문 연 카페가 있나요?"
" 이제 닫으려고요"
아까 봤던 주방에만 불이 켜져 있던 그 카페 주인이란다.
" 혹시? 지금 주문해도 되나요?"
" 그럼요"
서둘러 다시 문을 열고 나가는 젊은이.
그러는 사이 구운 더덕과 삼겹살 몇 점을 올려주는 주인.
 푸근한 인심에 식대에 커피값을 포함했다.
커피값은 8천 원이라고 했다.
그때 커피를 들고 들어 오는 젊은이가 물었다.
" 여행 오셨어요?"
" 네. 식당 찾느라.....  커피 고마워요."
건너편에서 식당주인이 커피값도 계산했다며 돈을 건네주니 젊은이는
" 우리 고장에 여행 오셨는데 제가 대접하고 싶습니다." 라며 돈을 돌려준다.
 아니라며 쥐어 주어도 젊은이는 내 손에 다시 내민다.
 고맙다고 나오며 시당 주인에게 눈짓을 보내고 나왔다. 뚝배기 밑에 커피값을 두고......
늘 여행하며 우리 부부는 머무는 곳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특산물을 사곤 한다.
다시 오고 싶어서, 여행할 수 있게 지켜주어서.

이번 여행은 친구와 함께 해야 하니 다시 들를 수는 없지만 꼭 한번 다시 들르리라.
여행은 늘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최고이다.

또 정스러운 사람들을 만났다.

섬진강변에 있는 관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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