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안전하고 건강한 선택을 택하는 것은 어쩌면 지혜일 지도, 어느 지점에서는 용기일 지도 모르겠다.
내가 블로그라니, 참 생경하다. 담이가 블로그 일기를 시작한 것에서도,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꾸준히 블로그에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서도 영향을 받았겠지만, 늦은 밤 용기를 내 글을 쓰는 것은 내가 먹은 메뉴라도 좋으니 글을 올려달라는 사랑하는 언니의 말이 계속 맴돌아서다. 나의 소박한 일상을 짐작하고 궁금해 하는 다정한 마음은 생경한 도전을 가능하게도 하는구나. 사랑은 늘 무언가를 움직인다.
요즘 내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는 것은 -이미 지인들은 다 알 만한- 수영이다. 어릴 적부터 운동이라곤 진저리를 치던 내가, 그것도 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던 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된 것은 내게 알맞은 선택을 하리라는 결심 때문이었다.
단조롭고 무료한 회사생활을 끼니를 꼬박 챙겨먹듯 하다보니 몸과 사고가 굳어가는 걸 어느 저녁 여실히 감각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생각보다 불쾌하고, 불안했다. 딱딱한 회사 건물에 들어서서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고, 비슷한 것을 먹고, 똑같은 길을 걷는 이런 단조로운 패턴에 익숙하게 되니 사고하는 나를 잃어버리는 듯한 불편함을 감각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유일하게 온전한 나로서 있을 수 있는 퇴근 후의 시간은 작고 빛나는 것-스마트폰-에 쏟는 밤들이 이어지면서, 무언가를 잊거나 잃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늦지 않게 스스로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선택을 해야겠다. 그렇게 나는 오랜 시간 염원했던 수영을 터득하기 위해 근처의 센터에서 수영 강습을 등록하고, 매일 밤 물 속을 유영하게 되었다. 지금은 서툴지만 애타는 마음 끝에 자유형과 배영을 우습지 않을 정도로 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서투르게 찾아나가고 있다.
오늘 퇴근 후에도 어김없이 수영을 다녀오고, 허락된 남은 밤은 남자친구와의 가볍지만 유쾌한 통화를 하는 것과, 가벼운 집안일을 처리하는 데 흡족히 썼다. 그리고.. 몇 달간 미루고 미뤘던 내가 아끼는 운동화 빨래까지 마쳤다. 미뤄왔던 일을 마침내 해냈을 때 따라오는 상쾌함은 그 어느 것보다 달갑다.
어떤 선택은 어쩌면 용기일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그 용기는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가늘지만 선명한 힘이라고 나를 이해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뱉고 싶은 밤이다.
수요일쯤 운동화가 마르고 나면, 나는 다시 새하얘진 운동화를 신고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