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 세 번째 시간, 작가님 찬스로 유선사 대표님을 만났다. 다양한 경력을 거쳐 현재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 출판사, 작가, 마케팅 등에 대해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전 질문에 대한 답을 꼼꼼히 준비해 오시고 합평 시간도 귀 기울여 들으시는 모습을 보니, 출판인에게도 꼼꼼함과 성실함은 기본 덕목이구나 싶었다.
동네책방이 늘어나던 시기에 1인 출판사도 많아진 것으로 기억한다. 책방과 출판을 겸하는 곳들도 있고, 책방은 접고 출판만 계속하는 곳도 보았다. 나 역시 책방 운영에 대한 로망이 있는지라 출판사나 서점 창업에 관한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숫자'를 많이 생각하고 시작해야 한다, 자신을 너무 특별하게도 너무 작게도 생각하지 말라"는 현실적인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자기 방식대로 꾸준히 해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마케터로서의 일 역시 본인의 취향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하고 계신 분이었다.
책을 만들며 만나셨던 저자들의 특징에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관찰력, 조금은 다르게 보는 시선, 인간에 대한 공감력. 지난해 대히트작 소설 <혼모노>의 성해나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작가란 시대의 몸살을 함께 앓는 사람'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모든 예술에는 시대가 담기기 마련이지만 작가에게는, 글에는, 얼마간 차별적인 무게감이 있는 것 같다. 무언가를 쓰겠다고 여기 앉아 있는 나에게는 그런 능력이 얼마나 있을까.
모든 분야에서 꾸준함이 언급되었기에, 며칠 동안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꾸준한 사람인가? 꾸준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꾸준하다는 것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여러 질문이 떠올랐다. 사실 출판계뿐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꾸준함은 꼭 필요하다. 나는 주어진 과제를 꾸준하고 성실하게 해내는 일, 그것을 마땅한 과업으로 배우며 자란 세대다. 하지만 나이가 이만큼 들고, 또 양육자가 되고 보니 그런 것들이 단지 노력으로만 생기는 게 아니라 타고난 기질과 성향의 영역도 커 보인다. 뭐든 시작한 일은 큰 부침 없이 지속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일을 바꿔가며 시도해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꾸준하게 해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일, 좋아하는 일을 잘 찾아낸 행복한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보며 자신의 취향과 여건에 맞는 일을 만나면, 당연하게도 꾸준히 하게 될 테니 말이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또한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몸과 마음의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꾸준하기 어려운데, 그걸 극복하는 데도 끈기가 중요하다. 결국 출판도, 글쓰기도, 마케팅도 꾸준함을 강조할 수밖에. 나 역시 갈고닦아야 할 일이고 말이다.
파주출판도시가 어떻게 조성되었는지에 대한 다큐 <위대한 계약>을 보면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선한 의지와 지성을 가진 사람들 같다고 생각했다. 요즘 인기 있는 출판사 유튜브 채널을 볼 때도, 이번 만남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분들이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좋은 책을 세상에 내어주시니 독자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