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함백산(咸白山) 황지(黃地)에서 발원하여
남으로 남으로 천 삼백리를 굽이굽이 내려온 낙동강은
남쪽 끝 태평양 끝 줄기에 이르러 함께 실려 온 모래알을 부화하니
그 모래알이 삼각주를 이루어 김해평야가 되었다.
평야를 출산한 강물은 함백산의 정기를 묻을 땅을 찾다가
거북이 한 마리가 옹아리를 틀고 있는 맥도섬 아래 정기를 묻고는
섬을 한바퀴 둘러쳐 강을 이룬 후 그 정기를 지키게 했다.
천삼백리 긴 여정에 지친 낙동강은 자신의 평야를 잠시 돌아본 후
바다에 빠져 죽어야하는 강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