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 풍경 29
술꾼이 한 이틀을 쉬었더니 소주 생각이 간절하여 동네 소주방을 찾았다
역시 소문대로 감자탕 한 그릇에 우러나는 감칠맛은 단번에 소주 한 병을 다 비울 정도로 입맛을 자극한다
진즉부터 주모가 바뀌었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어쩐지 장사가 잘 안돼 그만둔 앞전 주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 통 발걸음하기가 쉽지 않은 터였다
술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대화거리도 정치 경제 사회문화 철학을 넘나드는 제법 술상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일손을 도우러 왔는지 앞전 주모가 제철을 만난 과메기 한 접시를 내어놓으며 반갑게 인사한다
불혹에 들어선 지 한참 되었지만 세월을 비켜간 그 고운 얼굴을 빗대어 이쁜이 누부라고 불렀는데 오랜만에 본 탓일까 그 곱던 누부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인 듯 몇 가닥의 주름살도 배어있고 거칠어진 손마디에선 험준한 세상풍랑의 파고가 느껴진다
못 본 새 많이 늙었다며 농담을 건네자 누부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어떻게 오는 세월을 속일 수 있겠느냐며 그사이 나 보고도 중년티가 난다며 웃으며 말한다
언뜻 모나리자의 미소를 닮은 듯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에서 누부의 옛 정취가 묻어나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세상을 이겨낸 여인으로서의 아름다움이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