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 풍경 30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아침부터 사무실 앞은 시끄럽다.
성질 급한 이웃집 김 사장과 수출버스회사 최 기사가 주차문제로 한바탕 붙었다.
쌍시옷자가 난무하는 소란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구수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사이 이번에는 국유지 점유 문제로 구의원과 농민의 논쟁이 뜨겁다.
일거리가 없어 빈둥거리는 건축업자 박 사장에게 창고 신축을 고민하는 손님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었더니 모처럼 큰 공사를 할 것 같다며 내내 싱글벙글이다.
오랜만에 이 형이 찾아와 이웃집 상가의 이층 식당자리를 자신이 해보겠다고 말한다. 기존의 세입자도 이 형의 친구인데 장사가 잘 안돼 정리한다는 소식을 듣고 온 터다.
서 형이 반가운 이들의 자가용을 보고 들렀다며 내일 당에서 등산을 가는데 함께 가자고 제안하지만 바쁜 농사철이라 동행하겠다는 이가 없다.
한바탕의 난리가 끝난 뒤 김 사장이 씩씩거리며 들어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느라 사설이 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무실은 동네사랑방이 되어 온갖 이야기들로 넘쳐나고 오후 두 시를 넘겨서야 김치찌개로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잠시 무료한 시각을 이용하여 일본여행 때 선물 받은 녹차를 마시며 이제서야 조간신문을 뒤척일 때 오늘 처음으로 부동산을 의뢰하는 손님이 찾아왔다.
이제부터 슬슬 바빠지려나! 그런데 웬걸 갑자기 비가 오렸는지 하늘의 표정이 얄궂은 표정으로 변해가더니 창밖의 날씨가 우울해진다.
덕분에 오늘도 핑곗거리 하나가 생겼다. 저녁에는 반가운 친구들을 불러서 숭어회 한 접시에 소주나 한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