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292)

여행, 환경, 삶의 지혜

by Sungjin Park

292. 통제할 수 없는 것과 공존하는 태도


사막에서는 계획이 자주 바뀝니다.


예고 없이 방향을 틀어버리는 바람과,

순식간에 지형을 바꾸는 모래가

인간의 계산을 가볍게 넘어섭니다.


그 앞에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은

바람을 멈추려 하지 않습니다.


모래를 고정하려 애쓰지도 않습니다.


대신 바람의 결을 읽고,

모래가 쌓이는 방향을 살핍니다.


통제 대신, 공존이라는 선택을 합니다.


이 태도는 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깊은 능력입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할 때,

바꿀 수 있는 것들이 또렷해지기 때문입니다.


걸음을 멈출지,

우회를 택할지,

속도를 늦출지에 대한 판단은

그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사막의 생명들도 같은 길을 택합니다.


태양과 맞서 싸우지 않고,

그늘을 찾아 몸을 낮춥니다.


비를 부르려 애쓰기보다,

이슬 한 방울을 저장합니다.


그 공존의 지혜가

그들을 오늘까지 데려왔습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은 늘 존재합니다.


사람의 마음,

흐르는 시간,

예기치 않은 변화들 앞에서

우리는 종종 불필요한 힘을 씁니다.


그러나 사막이 가르쳐 주듯,

함께 사는 법을 택할 때

마음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오늘 하루,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으려 애쓰기보다

잠시 옆에 두고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과 나 사이의 거리를 조정하는 순간,

삶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

그것이 사막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장 조용하고도 단단한 지혜입니다.


공존.jpg

사진: UnsplashConnor Scheid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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