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이 전하는 365일의 지혜 (340)

철학과 사색의 메시지

by Sungjin Park

340 사막 한가운데서 경험한 관계적 위치


사막 한가운데에 서 있으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위치를 의식하게 됩니다.


어디에도 경계가 없고, 누구의 땅이라는 표식도 없는 공간에서,

나는 누구와 연결되어 있고

또 어디에 서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사막에서는 관계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도,

모래 언덕 하나만 넘으면 곧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거리 속에서도,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다는 감각이 관계를 이어 줍니다.


이곳에서의 관계는 가까움이 아니라 방향으로 결정됩니다.


얼마나 자주 말을 나누는가보다,

같은 별을 기준 삼아 움직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해집니다.


나란히 서 있지 않아도, 같은 하늘을 보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사막은 조용히 가르쳐 줍니다.


사막 한가운데서 깨닫게 되는 관계적 위치는,

중심이 아니라 중간입니다.


누군가를 이끄는 앞자리에 있지도 않고,

완전히 의지하는 뒤편에 있지도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며,

각자의 걸음을 유지하는 상태입니다.


그 균형 속에서 관계는 부담이 아니라 안도가 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비슷한 순간이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혼자라고 느껴질 때,

혹은 혼자 있지만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고 느껴질 때입니다.


그 감각은 관계의 양이 아니라, 위치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사막은 말해 줍니다.


관계란 늘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거리를 유지한 채 같은 방향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하루, 누군가와의 거리가 낯설게 느껴지신다면,

그것이 멀어짐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음을,

사막 한가운데의 고요가 조용히 알려 줍니다.


사막위 사람.jpg

사진: UnsplashWill R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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