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남들만큼만 하자.

by 붕어빵

어릴 적, 아버지는 이런 말을 자주 하셨다.

"뭐든 남들만큼만 하자. 그게 최고야."


그 당시 '남들'이라는 사람들은 내 눈에 보이는 불특정 다수의 비슷비슷한 삶이었다. 윗집 할머니와 꼴통 삼촌, 건넛집 쌍둥이네, 옥상이 있는 원철이네. 다들 모자라고 힘들지만, 하루하루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남들만큼만 하자. 생각보다 쉬운 미션이었다. 내 눈에 보이는 남들이 많지 않으니까.


"육아, 남들만큼만 하자."

'남들'의 범위는 끝도 없이 확대되어서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의 삶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안 보고 싶어서 안 볼 수가 없다. 보지 못하게 해도 어떻게든 보게 된다.

비행기 타고 동남아에 있는 풀빌라에서 석양을 보며 찍은 사진 한 컷. 한상 가득 예쁘고 반짝이는 음식을 올려놓고 찍은 한 컷. 우리 집과 같은 가격의 차량에서 내리며 한 컷. 그들의 삶은 굉장히 비싸 보인다. 그들 만큼 하자고 비교하고 들면, 가랑이가 찢어질 거다.

놀이터에서 그네 타며 활짝 웃고 있는 한 컷. 아빠에게 안겨 편히 자고 있는 모습의 한 컷. 엄마와 말장난하고 있는 영상. 드럼을 치는 영상. 춤추는 영상. 그들의 삶은 미래가 밝아 보인다. 그들 만큼 하자고 달려들면, 나는 불행해질 거 같다.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사진 한 컷, 짧은 영상. 전부 단편일 뿐이다. 남들의 허세에 가까운 자랑이다. 나머지 장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보다 나았는지, 나보다 못했는지, 나보다 웃었는지, 나보다 울었는지 모른다. 그러니, 남들의 한 컷을 보고 부러워하지 말고, 그들을 따라 하려 하지 말자. 시간이든 열정이든 돈이든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감정을 소모하는 건 너무나 아깝다.


"육아, 너만큼만 하고 싶다."

남들이 나를 보고 그런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내 육아부터 남들 보기 예쁘게 쌓아보자고 생각한다. 오늘도 예쁘게, 내일도 예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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