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by 고미사

어렸을 때

책을 한 권 샀었다


서점에서 새 책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그동안 얼마나 바라왔던 책인가

집에 돌아와

신나게 책을 읽었다


하루가 지났다

한번 읽은 책은

내 서랍장 한 자리를 차지했고

그 뒤로 먼지만이

그 책을 쓰다듬어 주었다


새 책의 기쁨도 잠시

나는 내 일상으로 돌아가 지냈다


그래 샀었지

그 책

재밌는 이야기였지

그 책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삶의 경험이 쌓이고 나서

다시금 꺼내 읽어본다


마치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추억을 회상하듯이


그러곤

이전에 읽었던 내용과 다르게 읽히는 부분을 마주한다


나의 시선이 바뀌었구나

주인공의 어려움

악역의 인간다움


이들의 모습이

다시 새롭게 보이는 이유는 뭘까?


어렸을 때의 새 책은

헌 책이 되지 않았다


삶의 경험이 쌓일 때마다

다시 읽으면

새로운 시각을 주는 새 책이 되어 읽힌다


20250408_114535.jpg 책들은 각자 새로운 세상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2화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