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바라보려 하는 현상

by 나잘스프레이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방향은 이제 끝을 맞이하는 중이다. 그 결말은 드라마틱하지 않고, 조용히, 서서히 식어간다. 이 음울하고 무기력한 기울기 위에서 무척이나 오래 머물러 있었다. 아마 당신도 나를 싫어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나를 싫어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택들, 비겁했던 침묵, 필요한 순간에 내밀지 못한 손. 모든 것들이 쌓여 나를 향한 시선을 점점 좁혀왔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아직도 일부를 외면하고, 일부는 부정하고 싶다. 그러나 적어도 바라보는 것을 다시 피하지는 않겠다는 최소한의 태도만은 남겨둔다. 이제 다시 한번 삶을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나라는 존재가 타인과 세상 속에서 어떻게 놓여 있는지를 천천히 확인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방식으로.


음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이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무기력 역시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다만, 그 안에 서 있는 자세가 조금 달라지고 있을 뿐이다. 삶을, 하나의 현상처럼 바라보려 한다. 판단하기보다는 관찰하는 쪽으로, 도망치기보다는 머무는 쪽으로.


삶은 여전히 기울어져 있고, 나는 그 경사 위에 서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너지는 쪽으로만 몸을 맡기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발의 감각을 확인하며 균형을 다시 배우는 사람처럼.


음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태도는 밝음이 아니라 정직함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아직 완전히 변하지 않았고, 완전히 용서하지도 않았으며,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이 상태를 직시한 채 다시 삶을 바라보겠다는 마음이 아주 미세하게 나를 앞으로 기울게 한다. 그 기울기는 조급하지 않고, 선언적이지 않으며, 다만,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의 방향처럼 낮게. 그러나 분명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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