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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셀린 Aug 30. 2023

50, 뉴욕으로 비상하다

또다시 유랑


50대 초반. 아직 젊은 나이였다.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미래를 담보해 줄 것이라 믿었기에

은퇴나 노후라는 단어는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이제 오십인데 놀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하는 일 없이 시간만 쓰며 살 수는 없었다.


명예퇴직 후 2년 정도 후배가 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처음으로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지사장이니 임원이니 하는 것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옛날 다방에서, "사장님" 하고 부르면 모두가 돌아본다는 그 정도의 타이틀이었다.


몇십 년 해외영업을 해왔으니 옛 고객들 만나 새 회사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일은 그런대로 잘 해냈다.

그러나 카운터파트가 아버지에서 아들 회사로 이어지며 그도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만나는 파트너들도 40대로 젊어 있어 그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져 갔다.

그렇게 2년을 버티다 그는 여행 가방 하나와 골프 가방을 들고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친정엄마가 말했다.

"남자가 뉴욕까지 가서 네일살롱을 한다고?" 사위가 영 못마땅한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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