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겪고 있다...
신앙심으로 혼전 순결을 지키며 오랜 기다림 끝에 결혼을 선택한 한 여성이, 결혼 후 12년 동안 단 한 번도 성생활을 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지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의료적인 문제였다.
최근 4월 8일 영국 매체 타이라(Tyla)는 미국에 거주하는 켄드라 블레어(Kendra Blair)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녀는 19세의 나이에 남편과 결혼하며 첫 성경험을 기대했지만, 결혼 첫날밤부터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단지 긴장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하지만 몸에서 ‘벽’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다. 어릴 적부터 “성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기였다”고 말할 만큼, 그녀의 가정에서는 성 문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없었다. 이러한 배경은 문제 인식과 해결을 더욱 늦추는 원인이 됐다.
결혼 후 몇 달간 성관계를 시도할 때마다 실패했고, 그녀는 심한 불편함과 고통을 느꼈다. 주위에서는 "긴장을 풀라"며 단순한 심리적 문제로 여겼지만, 그녀는 스스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결국 남편의 새어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으나, 의사의 반응은 실망스러웠다. 진찰 중 격렬한 거부 반응이 나타났고, 의사는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켄드라는 “그 순간조차 부끄럽고 모욕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 후 5년이 지나서야, 그녀는 다시 용기를 내 병원을 찾았고, 비로소 ‘질경련증(Vaginismus)’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이 질환은 질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하게 수축하며, 삽입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증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심리적 원인이 결합된 복합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을 받은 순간, 그녀는 “내가 미친 게 아니라는 걸 증명받은 기분이었다”며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사는 확장기(dilator)를 사용한 치료를 권했지만, 치료는 순조롭지 않았다. 반복되는 실패와 고통 속에서 그녀는 극심한 좌절을 겪었고, 결국 12년간의 결혼 생활은 파경을 맞이했다.
켄드라는 “남편은 점점 냉소적으로 변했고, 나를 일부러 거부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녀는 "심지어 남편에게 다른 사람과 아이를 가지라 권하기도 했다. 진심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자존감이 무너졌던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성생활의 어려움은 단순히 육체적 문제가 아닌 전신적,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졌다. 켄드라는 치료 과정에서 우울감, 불안, 자살 충동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치료와 자기 돌봄을 통해 조금씩 회복의 길을 걷고 있다.
몸이 아닌 마음부터 치료해야 하는 질병, 질경련증
현재 39세가 된 켄드라는 물리 치료와 심리 상담, 명상, 안전한 터치 기반 마사지 등을 병행하며 삶의 질을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 그녀는 최근 과거 연인과의 관계에서 두 차례 정상적인 성관계를 할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희망을 되찾고 있다.
그녀는 “내 몸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전엔 성적인 욕구조차 생기지 않는다. 이는 질경련증이 있는 여성들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에게도 해당되는 진실일 것”이라며, 감정적 안정이 신체적 증상과 깊이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켄드라는 현재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질경련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질환은 단순히 ‘밑의 문제’가 아니다. 전신, 전인적 문제다.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 문제,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질경련증은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지만, 문화적 금기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에서도 성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와 유사한 문제를 숨기고 사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국내의 산부인과 및 심리 상담 기관들에서도 관련 상담 및 치료가 가능하며, 초기 단계에서의 개입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신체적 치료뿐 아니라 정서적 회복이 병행돼야 하는 복합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약 정리
혼전 순결 지킨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
결혼 후 성관계 실패, 5년 후에야 진단
질경련증으로 인한 12년간의 무성생활
남편과의 갈등과 이혼, 자존감 추락
물리 치료와 정서 회복 통해 점차 회복
여성 성 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 인식 필요
질경련증은 심리적 원인이 큰 복합 질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회복의 열쇠
성 문제, 부끄러워 말고 전문가와 상담 권장
한국에서도 관련 진료 및 상담 점차 확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