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00만대 돌파, SUV가 이끌고 해외가 받쳤다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난 1월 기준 전 세계 누적 502만 대 판매를 기록하며 도요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하이브리드 500만대 클럽’에 입성했어요. 2009년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로 첫발을 뗀 지 18년 만에 이뤄낸 성과인데,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의미를 지닙니다. 이 기록이 더욱 인상적인 건 성장 곡선 때문이에요. 누적 100만대까지 11년이 걸렸지만, 300만대까지는 5년, 그리고 400만대에서 500만대까지는 불과 1년으로 기간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급부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죠.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러 1위는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로 무려 77만5천여 대가 팔렸습니다. 니로를 포함한 코나, 레이 등 현대차·기아 소형 라인업에는 CATL 배터리가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라고 해요.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과의 공급 계약은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데, 국내산 배터리를 고집해온 기존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선 결정이라 더욱 주목됩니다. 2위는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로 75만8천여 대가 팔려 니로와는 불과 1만7천 대 차이밖에 나지 않았어요. 3위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54만4천여 대, 4위 현대차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43만2천여 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상위 4개 모델이 모두 SUV라는 점이 눈에 띄는데, SUV의 인기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압도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죠. 세단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모델은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38만9천여 대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세단에서 SUV로 이동한 흐름이 하이브리드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에요.
지역별 판매를 보면 해외 판매가 315만9천여 대로 전체의 63퍼센트를 차지하며 국내(186만2천여 대)를 압도했습니다. 초기에는 내수 비중이 높았지만, 투싼이나 스포티지처럼 글로벌 전략형 SUV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본격적으로 얹히면서 해외 비중이 빠르게 뒤집힌 겁니다. 특히 지난 2025년 한 해에만 해외에서 75만4천여 대가 팔리며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요.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277만대, 기아가 225만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는 그랜저, 쏘나타 같은 중대형 세단과 대형 SUV에서, 기아는 니로, 스포티지 중심의 SUV 라인업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며 서로 시너지를 내는 보완적인 구조를 이뤘습니다.
앞으로의 핵심 승부처는 북미 현지 생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는 이미 조지아 공장에서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을 시작했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에서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첫 생산 모델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는 관세 부담을 낮추면서 수요 급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멕시코와 인도 등 주요 거점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생산 체계가 한층 더 두터워질 전망이에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은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지키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팰리세이드, 카니발, 스타리아 같은 대형 차급까지 하이브리드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500만대 돌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기록들을 써내려갈지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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