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4천만 원대 출시… 국내서 3천 초반 가능성 열
기아가 올해 초 브뤼셀에서 처음 공개한 소형 전기 SUV EV2의 유럽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시장에서 주문이 개시됐으며, 기본 모델의 시작 가격은 2만 6,600유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3,990만 원 수준이거든요. 유럽에서 이 가격대에 브랜드 인지도 있는 전기 SUV를 내놓은 것은 기아가 사실상 처음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가격을 이 수준까지 끌어내린 비결은 의외로 단순한데, 바로 좌석 하나를 빼버린 겁니다. 기본형인 라이트 트림은 뒷좌석을 2인용으로 줄인 4인승 구조를 채택했어요. 5인승 대신 4인승을 선택하면서 차체 경량화와 내부 구조 단순화를 동시에 달성했고, 그 절감분이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된 셈이죠.
좌석 하나의 차이가 만들어낸 가격 전략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라이트 트림에 탑재된 42.2kWh 배터리와 146마력 전기모터 조합은 1회 충전 주행거리 317km를 제공해요. 다만 공인 주행거리와 실제 체감 거리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이면 배터리 소모가 급격히 빨라져, 공인 320km급 전기차도 실주행거리가 200km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거든요. 장거리 여행에는 조금 아쉽겠지만, 유럽 대도시 통근용으로는 일주일 충전 한 번이면 충분한 수치라고 볼 수 있죠. 월 리스료 239유로(약 35만 원)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입니다.
주행거리가 더 필요한 소비자를 위해 기아는 에어 트림부터 61kWh 대용량 배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 경우 주행거리는 453km까지 늘어나지만, 가격은 3만 3,490유로(약 5,020만 원)로 올라갑니다. 에어 트림은 5인승 구조가 기본이어서, 결국 좌석 수와 배터리 용량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자신의 예산과 용도에 맞게 선택하는 구조인 셈이죠.
아쉽게도 EV2는 미국 시장 출시가 확정적으로 배제됐습니다. 관세 부담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다는 판단 때문인데, 기아는 지난해 EV4의 미국 판매 계획도 철회한 바 있어 소형 전기차의 북미 진출 자체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에요.
한국 시장 역시 공식 출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EV2급 소형 전기 SUV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국내에서 4,000만 원 이하로 구매 가능한 전기 SUV는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거든요. 기아 EV3가 4,298만 원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EV2가 국내에 들어올 경우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 초반대 실구매가도 가능해 전기차 대중화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요.
4인승이라는 파격적인 시도가 과연 국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까요? GT-라인 트림에서 흥미로운 역전이 벌어지는데, 보통 상위 트림일수록 편의사양이 늘어나잖아요. 그런데 GT-라인에서는 오히려 4인승 모델이 5인승보다 300유로 비싸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61kWh 배터리에 스포티한 외관을 갖춘 4인승 GT-라인은 3만 7,190유로(약 5,580만 원)로, 뒷좌석 공간을 적재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프리미엄 선택지인 셈이죠. 4인승이 단순한 원가 절감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옵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아의 실험인 셈입니다.
봄철 캠핑이나 나들이를 앞두고 뒷좌석을 접어 짐을 싣는 소형 전기 SUV라는 콘셉트는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한국 시장과도 잘 맞닿아 있어요. 기아가 이 전략을 국내에도 적용할지, EV2의 한국 출시 여부가 올해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여러분은 4인승 전기 SUV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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