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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치매에 더 잘 걸리는 과학적 이유...

호르몬과 뇌의 비밀

by 사람인척

치매는 남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통계적으로 여성의 발병률이 훨씬 높다.


단순히 수명이 더 길어서일까? 최근 연구에서는 여성의 뇌에서 특정 단백질이 남성보다 더 빠르게 축적되며, 특히 기억력과 학습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여성의 생물학적 특징, 특히 폐경과 관련된 호르몬 변화가 뇌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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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뇌, 왜 더 쉽게 변하는가?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평균 연령 72세의 치매 환자 1376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뇌 단백질 축적 속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은 여성은 남성보다 타우 단백질이 빠르게 축적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하측두엽과 측두엽 후두엽 영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해당 부위는 기억력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단백질 축적이 심화될수록 치매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여성들이 같은 조건에서도 남성보다 기억력 저하가 더 두드러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튜브 '아주대병원TV']1.png 유튜브 '아주대병원 TV'

폐경과 뇌 건강의 관계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폐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폐경 후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 뇌의 신경 보호 기능이 약화될 수 있으며, 이 과정이 타우 단백질의 축적 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성 호르몬은 단순히 생식 기능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뇌세포를 보호하고 신경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폐경 이후 이 보호막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뇌세포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폐경 이후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감소를 경험하는데, 이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변화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mbn '천기누설']2.png MBN 천기누설

치매 치료제, 여성에게는 효과가 낮다?

최근 연구는 치매 치료제 개발에서도 성별 차이를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매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은 병의 진행을 최대 27%까지 늦추는 효과를 보였으나, 여성에게는 남성보다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성별에 따른 단백질 축적 속도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하며, 향후 맞춤형 치료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같은 치료제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과 생물학적 차이를 반영한 개별화된 치료법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mbn '엄지의제왕']3.png MBN 엄지의 제왕

여성을 위한 맞춤형 치매 예방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성별에 따른 치매 발병률 차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앞으로 여성의 뇌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및 치료 전략이 개발된다면, 치매 관리의 효과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변화와 뇌 건강 간의 관계를 보다 깊이 연구한다면, 여성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치매 예방 및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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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떻게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

▶폐경 전후 호르몬 관리: 전문가 상담을 통해 호르몬 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뇌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단, 충분한 수면이 뇌 보호에 도움이 된다.

▶인지 훈련 및 사회적 활동: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기억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보다 심층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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