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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이 문제, 암 위험 5배 높다고?

정자 건강이 암 발병 확률까지 좌우한다?

by 사람인척

몇 년 전, A 씨(39)는 아내와 함께 오랫동안 아이를 가지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여러 차례 시도를 거듭한 끝에 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를 받은 후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되었다. "정상적인 생식 기능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인 말이 뒤따랐다. "혹시 가족 중 암을 앓으신 분이 있나요?"


단순히 불임 문제를 해결하려던 그가, 암과의 연관성을 듣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생식 기능 저하가 단순한 불임 문제가 아니라 암 발병 가능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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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남성, 암 위험이 5배 증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불임을 겪는 남성은 일반 남성보다 유전적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500%(5배)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Human Reproduction Open에 게재되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 문제를 가진 5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불임 남성 15명 중 1명(약 6.7%)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정상적인 생식 능력을 가진 남성은 64명 중 1명(약 1.6%)에 불과했다. 이는 불임 남성이 훨씬 더 높은 유전적 위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타르투대학교 인류유전학과 아누 발크나(Anu Valkna) 교수는 **"불임 남성은 이미 체내에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유전적 요인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불임 남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역시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이 여러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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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과의 연관성,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암과 불임이 유전적 요인을 통해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진은 "유전적 변이가 있는 남성의 가족 구성원도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일부 유전적 암 증후군은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불임 남성의 여동생, 어머니, 딸 등도 암 발생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발크나 교수는 "불임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남성들은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많기 때문에, 이들이 조기에 유전적 검사를 받는다면 암 예방 및 조기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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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생식 건강의 경고음, 정기 검진 필수

사실, 남성 생식 건강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50년간 남성의 정자 수는 약 50% 감소했으며, 불임을 겪는 남성 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생식 기능 저하의 원인으로 환경오염, 생활 습관 변화, 스트레스, 식습관 문제 등을 지목한다. 특히, 플라스틱 속 환경호르몬,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 가공식품 속 화학 첨가물 등이 정자의 질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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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이번 연구 결과는 불임이 단순한 생식 기능 저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남성들이 정기적으로 생식 건강을 점검하고, 불임 판정을 받을 경우 암 위험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예방 및 관리 방법을 권장한다.


▶ 정기적인 건강 검진: 생식 기능 저하는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음.

▶ 생활 습관 개선: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금연 및 절주가 중요.

▶ 환경호르몬 노출 최소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신선한 식품 섭취.

▶ 유전적 검사 고려: 가족력에 암이 있거나 불임 진단을 받았다면, 유전자 검사 진행.


불임 문제를 겪고 있다면, 단순히 생식 능력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귀 기울여 듣고 적극적인 건강 관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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