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에서 터지는 방귀, 과학적 이유와 해결 방법
장시간 비행을 하다 보면 이유 없이 속이 더부룩하고 방귀가 자꾸 나오지는 않는가? 혹시 내 옆자리 승객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문제는 기내식 때문만이 아니라 비행기의 환경 자체가 만든 과학적 현상이다. 심지어 수많은 비행 경험이 있는 승무원들조차 피해 갈 수 없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비행 중 방귀, 기압이 만든 자연스러운 결과
비행기 안에서는 기압이 낮아지면서 우리 몸속 가스가 팽창한다. 쉽게 말해, 해발 10,000m 상공에서 비행기가 날아갈 때 우리 몸의 장 속 공기는 마치 산 정상에서 과자 봉지가 부풀어 오르듯 팽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배출될 수밖에 없으며, 승객뿐만 아니라 승무원들도 같은 문제를 겪는다.
승무원들의 생존법 – 그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비행기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은 방귀가 차오를 때마다 화장실로 달려갈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일부 승무원들은 기내 복도를 걸으며 자연스럽게 가스를 배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방귀 냄새를 퍼뜨리지 않도록 바람이 흐르는 방향을 활용한다.
이 행동은 내부적으로 ‘크롭 더스팅(Crop-dusting)’이라고 불리며, 이는 농업에서 공중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에서 유래한 것이다.
방귀를 자주 뀌는 사람의 특징
같은 비행기를 타도 어떤 사람은 방귀가 많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음식 선택: 콩, 브로콜리, 유제품 등 발효 과정에서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들은 장에서 더 많은 공기를 생성한다.
▲장내 미생물 균형: 특정 박테리아가 많으면 음식 분해 과정에서 가스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건강 상태: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유당불내증, 셀리악병 등이 있는 경우 기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방귀뿐만 아니라 복부 팽만감과 불편함도 심해질 수 있다.
비행 중 방귀를 줄이는 방법
비행기에서 방귀를 줄이려면 출발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식단 조절: 비행 전날과 당일에는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와 기름진 음식도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
▲ 수분 섭취: 물을 충분히 마시면 장운동을 도와 가스를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커피나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해 소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
▲ 가벼운 움직임: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장 내 가스가 축적된다. 가능하면 기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좋다.
▲ 소화 보조제 활용: 유산균이나 소화 효소를 복용하면 장 내 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행기 방귀, 참는 것이 더 위험할까?
비행기에서 방귀를 참으면 복부 팽만감과 소화불량이 심해질 수 있다. 기압 차이로 인해 이미 장 속 가스가 팽창한 상태에서 참는 것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
다행히 기내 공조 시스템이 헤파필터(HEPA filter)를 사용해 공기를 정화하며,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어 냄새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따라서 몰래 가스를 배출하는 것이 건강에 더 나을 수도 있다.
비행기 방귀 때문에 비상 착륙한 사건?
비행기에서 방귀가 문제가 된 적도 있다. 2018년 네덜란드 저가항공 트랜스아비아 항공에서 한 승객이 지나치게 많은 방귀를 뀌어 주변 승객들과 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비행기가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항에 비상 착륙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처럼 방귀는 단순한 생리현상이지만, 좁은 공간에서는 의외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미리 대비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귀는 자연스러운 현상, 하지만 대비는 필수!
비행기에서 방귀가 많아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몇 가지 방법만 실천해도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승무원들조차 피해 갈 수 없는 이 현상, 다음 비행에서는 똑똑하게 대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