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의 통증이 달아나기 시작하던 날

금호동 백합 아파트/ 추억과 함께 / 기쁜 날

by 시미황



2월 13일 오전

오른쪽 허리의 중심을 잃게 한

참깨의 무게는 겨우 2.5kg , 하찮은

무게는 하찮은 것이 아니었다.

"나의 몸의 근육이 이렇게 허술해?"를

깨닫게 되는 동기가 되어 고마웠다.


5일 동안 움직일 때마다 근육의 통증은

입속에서 저절로 터져 나왔다

6일째 되던 날 아침 뭔가 다르다

컨디션이 조금씩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진료 후 물리치료받고, 다음 날

부터 워킹스틱 없이 자유롭게 걸을 수

있어 감사했다.





" 여보! 22일 주일 예배 마치고 오후에

광양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남편의 물음이다

몸을 조금 자유롭게 움직이긴 하지만

아직은 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 그날 나 안 가면 안 돼?

집에서 쉬고 싶은데...

아직 시간 있으니 좀 더 지켜볼게요"


남편과 아내는 주로 함께 동행하는걸

즐거워한다. 이번에도 함께 가야 할

이유에 대하여 남편은 말을 이어간다.


광양집 새론 세입자가 25일 오후에

이삿짐을 옮긴다고 하니, (세입자와

약속한 거실바닥의 강화마루 사이가

벌어져서 장판으로 바꿔야 하고, 집안

분위기를 업그레이드시켜야 된다)는

셋째 아들의 의견에 따라 벽 전체를

아이보리 톤으로 통일하자고 한다.


좋은 생각이라 남편의 뜻에 동의한 아내는

그동안 쉬고 있었던 스트레칭으로

몸 달래어 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가볍게 근력운동을 했다.

몸이 뻐근하면서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허리근육이 놀라지 않게 조심히

근력운동을 하여야 만 했다.




22일 주일 아침 7시 주방봉사 조장님

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6주마다 1회

1조씩 돌아가며 점심식사 준비를

하는데 아침 7시까지 주방 봉사 참여해

달라는 알림 전화이다.

갑자기 나의 생각이 복잡해진다.

몸 컨디션도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에

광양집에 가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한

부담감, 찬양대 찬양시간 플루트연주

마음이 씐다...


(하지만 이번 주까지 몸을 쉬어 주고

싶었다. 배와 허리에 힘이 빠지고

팔다리에도 생기가 사라져 플루트도

불 수 가 없다 온몸에 생기가 빠져나가

의욕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이다.)


" 조장(권사)님 죄송합니다.

이번 주까지 찬양대 찬양도, 주방봉사도

쉬어야 하겠습니다.

다음 회차에 주방봉사 하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속내를 모르는 분들의

눈치가 보여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다음 주방봉사 차례가 돌아오면 응원

간식을 준비해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아 둔다



밤에 남편의 생각을 들을 때에도

광양 함께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표현했지만...


남편의 마음은 이미 광양에 함께 가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광양 집 새론 세입자를 위해

그동안 미쳐 손 보지 못한 곳, 거실벽지와

안방 유리창 벽 친환경 페인팅, 거실 강화마루 위에 장판 깔기, 주문한 새 냉장고 택배 받기

거실 베란다 앞 유리창 레일 높낮이

조절하기... "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마음이 움직였다

그냥 옆에만 있어줘도 되니까 함께 가자고

한다. 몸이 반응을 한다. 이젠 "괜찮다"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읽었다.

'혼자는 도저히 할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도와주라 '은근히 함께 가자는

마음'이 느낌으로 와닿았다


남편은 맥가이버이다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해결한다. 대표로 잔디 깎는 기계도

남편이 재활용 품을 이용한 수제품이다


광양집에 갈 때 이번에도 함께 동행해서

식사 챙기는 일과 옆에 있으면서 말동무

해주고 거둘 수 있는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는 게 옳은 일인 것 같아

함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래야 시간도 절약하게 되고 작업도

수월하게 될 테니까...




광양제철 금호동 우리 마을은 고즈넉하고 예뻤다

숲이 우거진 유럽의 어느 마을처럼 느낌이

와닿는 곳이다


우리 부부는 가끔씩 광양에 들를 때마다

기분이 좋다. 조경이 잘되어 경치도 좋고

이웃도 좋고 도회지 적 이면서도 숲이

우거진 산장 같다. 제철소에서 흘러나온

온수를 재활용함으로 가성비 좋은 난방과

생활용 온수를 맘껏 사용할 수 있다.

(강진 우리 집은 온수를 맘껏 사용할 수가

없다. 온수통 용량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기는 강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더 훨씬 좋은 것 같다.

광양에서는 해마다 감기를 앓았는데

강진에서 살면서 6년째 코감기에서

벗어나 살고 있다


그러나 광양이 좋은 것은 30대 후반에

서 60대 초반까지 삶의 추억이 , 가장

섬세하게 열정을 쏟은 시절로, 감사할 수 있는

조건의 씨앗이 싹 트인 시절이었기 때문이리라


오카리나와 바이올린, 플루트를 배우고

피아노 랫슨교실을 할 수 있었다.

이때 함께한 악기 중에 플루트가

나의 반려악기가 되어 지금까지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열정이 넘치는 시절이었다.


광양집은 나의 자아실현 꿈을 이루어

가는 생활공간이었고, 꽃이 피는 봄날

같은 환희의 시절이었다.




광양집에 도착하던 날 오후, 강진 집에서

챙겨 온 물건들을 꺼내놓고 보니

작은 살림살이(?)가 자치방을 연상케 한다

"아니다..! 캠핑 나온 기분?"

" 아니 ~! 어느 숲 속 산장에 놀러 온 기분?"

" 아니~! 가난하게 살아보는 시간~?"

강진집 냉장고에서 명절에 먹고 남은 밑반찬

을 반찬통에 덜어왔다.

( 콩비지김치찌개, 마늘쫑 소고기장조림, 소고기

육포조림, 남편이 직접 만든 굴젓, 깍두기

뭇 잎나물 더덕장아찌, 귤 여섯 개 사과 3개

두유 4개 스낵유 약간)

광양에서 먹으니 어찌 이리도 맛나는가!

그냥 마음이 즐거웠다.


광양집에 일하러 온 부부는 왜 이리 즐거워

하는가 내가 이곳에서 생활할 것도 아니고

강진집으로 이틀 후에 다시 돌아가지만

뿌듯하고 행복해한다.


셋째 아들에게 전화하는 아버지

아들에게 헐렁거려 넘어질 것 같은 문틀을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아들도 아버지를 닮아

맥가이버(?) 기질이 대단하다.

아들과 통화하던 중...

"앗~!"

온갖 정성을 다하여 마음 모아 집을

손보는 남편머리 위로 흔들거리는

유리창이 문틀에서 벗어나 넘어져 버렸다.

"엄마! 무슨 일 있으세요?"

" 아! 괜찮아 유리창이 넘어졌다

전화 끊고 다음에 전화할게"


옆에 서있던 아내는 손을 뻗혀 유리창을

붙들려하였으나 남편의 키보다 훨씬

기다란 유리창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박살 난 줄 알았다. 그런데 베란다 조명등

이 바로 유리창틀 앞에 있어 서서히 부딪혀 조명등깨어지고 파편은 산산조각으로

흩어졌다. 조명등 덕분에 유리창의 문틀도 유리도 깨어지지 않았다. 그 밑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던 남편도 다치지 않고 무사

하다. 정말 감사한 순간이 되다

놀란 가슴은 금새 진정되고...


유리창 레일의 바퀴를 높이는 작업을

유튜브 영상을 보며 완벽하게 마치고

장판을 펴서 까는데 하루 절반의 시간이

지났다. 에어컨, 싱크대와 냉장고의 자리에

장판을 밀어 넣고 흠집 없이, 밀린 자국 없이

장판을 까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맘이 복짝 거리려 할 때마다 남편에게

눈총이 날아가려고 한다.

" 에휴~! 이제 나이 들었으니 전문가에게

맡기면 좋잖아. 이제 좀 편하게 살면

안 되나!"

아내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에

집중하는 남편은

저쪽에 가서 장판을 당겨줘

보라 한다. 장판의 주름 잡힌 곳이 좀처럼

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균형이 안 맞는다

신발장 앞에서부터 싱크대 냉장고 밑을

지나는 장판의 면이 짓눌려 서로의

길이가 안 맞는 현상이 주름지으며

들떠있다.

아무튼 어찌어찌해서 고르고 평평하게

장판 주름을 펼 때 다리미질 하는 것처럼

쫙 펴졌다.

드디어 박수 1박 치며 미소를 짓게 되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잠시 티타임 시간

나는 피곤해서 눕는데

남편은 벽 페인트를 시작한다.


" 여보 좀 쉬었다 하지 그래요~"

" 당신 쉬어요. "

나는 큰 방 유리창 벽 쪽은 한 달 전에 도배

했으니 페인팅하지 말자하고...

남편은 벽지색갈이 다르니 아이보리

화이트벽지 색으로 페인팅해야 한다 하고


나는 욱 하는 마음이 올라와

" 생각은 바뀔 수도 있지 그냥

안 하면 안 돼요?"

(남편도 한 꼬라지 아내도 한 꼬라지 하지요)


생각해 보고 말하기 하다


"그래 그렇네요 아이보리 화이트로 페인팅

하는 게 좋겠어요. 내가 낮은 곳을 바를 테니

당신은 저 위쪽을 바르세요"


남편의 기다란 팔이 '쓰윽쓰윽' 붓질을 하는

동안 아내는 아래에서 더하기 빼기 '쓰윽쓰윽'

'싸악 싸악 ' 리듬감 있게 페인트칠했다.


패인팅 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 여보 페인팅 할 때 붓이 지나간 자리가

보이지 않게 해요. 선을 너무 길게 하지

말고 좀 더 짧게 짤게 더하기 빼기 식으로

붓칠 하면 흠이 없이 더 예쁘겠어요"


남편은 붓칠하고 아내는 롤러페인팅으로

마무리하면서 페인팅은 일사천리로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 날 오전 시간

3층 이웃님께서 우리 부부가 와 있음을

알고 헛개차와 함께 삶은 고구마와 귤을

갖어다 주신다.

" 고맙습니다. 제이 어머니 "

나보다 두 살 아래인 그녀의 얼굴은 아직도

예쁘다 그런데 오른쪽 앞 어금니가 빠져서

노년의 모습이다.


그녀는 나를 보며 만날 때마다 10년 전의 모습과 똑같다며 하나도 안 변했다 한다

활짝 웃어 보이며 말하는 그녀의 말을

믿어도 될까? 하하하



24일

점심을 먹고 있는 중에 세입자를 소개해 준 중학교 법인행정 실장님의 전화다. 오후 1시 30분에 세입자 되시는 고등학교

행정실장님 부부가 간단 이삿짐과 함께

침대가 도착한다는 알림이었다.


집 청소를 내가 살 것처럼 구석구석 빈틈

없이 청소했다.

쾌적하고 화사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윽고 새로 주문했던 냉장고 도착, 헌

냉장고 보낸 뒤 세입자 되시는

행정실장님 부부가 나란히 들어왔다.

뒤이어 그분들이 주문한 침대가 도착

배달 회사에서 설치해 주고 떠났다.


세입자의 표정과 표현

" 제가 선생님 집을 맨 처음 돌아보고

그다음 다섯 번째 집까지

돌아보았어요

그런데 선생님 집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세입자의 아내 분 께서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지난번에 봤을 때 보다 더

따뜻하고 화사해 보여요.

너무 편안하고 좋아요"


" 아마도 우리가 먼저 와서 이 집에

온기를 가득 채워 놓아서 그러지

않을까요?!"


" 하하하하하"""""


세입자는 "혼자 지내기는 너무 넓은

집이라 생각합니다 그저 원룸처럼

사용할 겁니다

집도 깨끗하게 잘 쓰겠습니다"

침대도 소파형으로 구입했고 거실에

놓고 혼자서 지낼 거라 한다.

세입자 아내 분은 포항에서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세입자와 계약서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며" 서로 토닥토닥 "

안아주며 헤어졌다.


봄비가 내리고 우리 부부는 광양에서

몸도 마음도 회복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강진 우리 집 마당에서 는 4마리 냥이

백화와 노랑이와 삼색이와 눈썹이 가

기다리고 있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자동차 소리를 듣고

집 마당으로 달려오는 냥이들이다


냥이들아 밥 묵자.!

부르는 소리에 어디에 있다가

달려 나오는지

목소리 알아듣고 튀어나오는

사랑스러운 마당냥이들이다.



2박 3일 광양살이 하다

강진에 오니 춥다

따뜻한 광양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어이할꼬?




힘쓰고 애쓴 보람의 결과 "아늑하고 따스한

느낌이 좋다 "라고 말하는 세입자의 한마디 말에

피곤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마음 기쁘고

뿌듯한 마음 아직도 나의 가슴에 따뜻하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