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두화

Snowball tree

by 꿈그리다
Snowball tree

수국을 닮은 불두화는

부처님의 머리 모양으로 곱슬곱슬한 꽃이 피어

불두화 또는 승두화라고한다.

개화시기 또한 음력 4월 8일(음력 사월 초파일:부처님 오신 날)을 전후로 꽃을 피운다.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기억해 보면 절에는 항상 불두화가 있었던 것 같다.


불두화 꽃이 첫선을 보일 때는 연두색으로

아기 주먹만 하게 피다가 점점 꽃이 공처럼

커지고 색도 하얀색으로 변해간다.

꽃이 하얗게 변한 모습이 마치 함박눈을

뭉쳐놓은 눈덩이 같기도 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인지 영어로는

snowball tree라고 한다.

초록잎과 흰 꽃송이는 보기만 해도

함박웃음이 지어진다.


사실 난 하얀 꽃으로 볼 때보다

막 피어서 연둣빛 크림색을 띠고 있을 때가

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아침 햇살이 투영되면 연둣빛 꽃잎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기 때문이다.

활짝 흐트러지게 핀 모습으로도 아름답긴 하지만

빽빽이 모인 작은 꽃잎들이 푸릇푸릇할 땐

어찌나 싱그럽게 보이는지


개화초 그린색의 꽃이 하얀색으로 변함
신기하게도 꽃술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불두화의 꽃은 꽃술이 없다.

꽃술이 없어서 무성화이다.

백당나무를 개량시켜 만들어 만들었다고 하는데

꽃에서 암술과 수술이 없어지고

꽃잎만 겹겹이 자란다.


꽃술이 없어서 이토록 탐스럽고 화사하게

피었음에도 벌들이 날아들지 않는다.

불두화의 생태를 알고 나니 왠지 모르게

그 아름다움 뒤에 슬픔이 서린 꽃이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사찰에서 흔히 불두화를
볼 수 있음은

이러한 연유도 있지 않을까?

성불하기 위해 귀의한 승려에게는

꽃향기를 찾아 날아드는

벌과 나비 또한 방해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속세의 생각으로 수행자의 마음을

현혹시킬 수 있는 일이기도 하기에,

모든 잡념을 떨치고 수행하는 스님들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

꽃향기조차

허락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불두화가 만개한 나무 아래서 읽는 '월든'은 더욱 설랜다.

불두화의 꽃말은 '제행무상'이다.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계절이 변할 때마다
자연은 우리에게 사계절을 선물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고 있다.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가 무엇인가를 하지 않았음에도

대가 없이
이렇게 아름다운 꽃과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니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가지에 비해 주렁주렁 맺은 불두화꽃
꽃의 향기를 낼 수 없음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변함없이

꽃을 피우고 지우는

한결같은

불두화

뭉게구름같이 하얀 이 꽃송이들이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애잔하게 느껴진다.


.사진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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