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는 끝났다. 라이터 하나 당길 힘만이 필요할 뿐이다. 눈물로 점철된 흐릿한 삶의 불씨를 살리고자 처절하게 애썼던 수고에 비하면 라이터 당길 힘은 새털처럼 가벼운 것이었다. 덧없고, 덧없다. 사연 많던 두 개의 마지막 숨이 가벼운 손놀림 한 번으로 끝내지고 말 것을. 라이터를 번개탄에 가져다 대고 고개를 돌려 김막내의 모습을 눈에 박아 본다. 할퀴고 뜯겨 살은 모두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아 헝겊인형 같은 김막내는 푹 꺼진 허연 눈으로 천정만을 올려 보고 있다. 다만, 빛나는 것이 있다면 볼을 타고 흐르는 그녀의 마지막 눈물뿐. 처연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바빠진다. 쓸데없는 미련이 생기기 전에 해야 할 것을 해야 했다.
-임자! 고생 많았소.
김막내의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줄기에 한줄기가 더 해져 바닥을 적시고 있다. 김막내도 미련 같은 것이 붙드는 것인지 내 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천정에서 눈을 떼지를 못한다.
-당신도 고생 많았어라. 인자 갑시다.
김막내의 마지막 목소리라 생각하니 부질없이 눈물이 난다. 아니 흐른다. 라이터를 든 손이 뿌옇게 흐려 보인다. 온몸이 부들거리고, 손이 사시나무 떨 듯 떨려온다.
'번쩍!'
김막내 옆으로 가지런하게 누워 그녀의 메마른 손을 꼭 부여잡는다. 헝겊인형의 몸도, 인형의 손도 얼음장처럼 차고심하게 부들거리고 있다. 인생이란 공연에서 이승의 마지막 장면임을 알리듯이, 연기가 방안에 서서히 들어차기 시작한다. 그녀도, 나도 눈을 감는다. 퀴퀴한 연기에 김막내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이내 평정을 찾는다. 몸뚱이가 마지막 하소연이라도 하듯이 헛기침이 끊이지 않고 솟아댄다. 반쯤 정신이 달아난 것일까? 솟아대던 기침이 평정을 찾는다. 남아있던 반쯤이 나가고 있나 보다. 잠이 오려한다. 영원히 깨지 않을 잠이..
꿈일지 모르는 곳에서 사랑하는 그들이 빠른 속도로 나를 스치고 꿰 뚫른다.
병신을 낳았다고 시부모에게 갖은 멸시를 당하며 부뚜막에서 하릴 없이 울기만 하던 나의 아내 김막내.
제 발로 땅 한번 제대로 못 딛고 방바닥을 헤집으며 원망 서린 눈빛으로 무언가를 갈구하다가 떠난 내 딸 김수미
나의 갈급한 많은 것들을 채워주고 떠날 땐 태어난 몸의 형체로 떠나지 못한 내 아들 김정준
김막내를 악랄하게 괴롭히던 김천문 내외분. 부모님이란 호칭보다 김천문 내외분이 편했을 정도로 증오하고 미워했던 나의 아버지, 어머니...
빠른 속도로 돌아가던 필름이 그 속도가 더뎌진다. 팔에 꽉 잡혀 있던 김막내의 팔에 힘이 풀리고, 이내 나의 팔에도 맥이 풀린다. 꽉 찬 뿌연 연기처럼, 모든 것이 흐려지고 멀어진다. 밑으로 빨려 들어간다. 점점 더 깊숙한 곳으로 빨려간다. 꿈일까? 웅웅대는 사람들의 소리와 여자 한 명이 흐릿하게 보인다. 한미소가 왜?
영원한 영혼의 대지로 도착한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김막내가 보인다. 육체보다 영혼이 늦은 것인지 김막내의 눈은 아직 감겨있다. 그립고 보고 싶던 수미와 정준이를 찾아 본다. 먼저 도착했으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겠는가. 절절했던 아비, 어미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마중 나와 있을 심성 착한 내 새끼들 아니었겠는가. 그런 수미와 정준이는 보이지 않고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만이 나를 빤히 응시하고 있다. 눈이 돌아오자, 코와 귀가 돌아온다. 소독 내가 맡아지고, 웅성거리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한 사내가 풀어헤쳐진 내 가슴팍에 차가운 무엇을 가져다 대고 불을 비쳐대며 내 이름을 쉴 새 없이 부른다.
-할아버지! 김백만 할아버지! 제 말 들리세요?
염병할... 모진 맘먹고 택한 길이었음에도 운명은 그 마지막을 순순히 허락하지 않았다. 어쩌면 수미와 정준이가 우리를 허락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숨통을 돌려놓기 위해 애쓰던, 네댓 명의 의사들에게 둘러 싸여 있던 김막내. 이윽고 등이 활처럼 휘어지며 거친 숨을 한 번에 뿜어낸 후 마른기침을 연신 토해내고 있는 김막내의 운명도 아직은 마지막이 허락되지 않은 모양이다.
보름간의 입원이 끝나갈 즈음, 사복을 입은 형사 두 명이 찾아왔다. 무슨 법등을 말해가며, 조사가 필요해서 왔다고 한다. 방화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여자가 우리를 빨리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고 한다. 그 여자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고영미라는 여자가 119에 최초 신고를 했고, 그 덕분에 우리가 숨 쉬고 있는 것이고, 불이 빨리 진화될 수 있었다고 한다.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고영미라는 이름은 알 수 없었다. 불이 다른 집까지 번져 인사 사고가 날 경우 살인죄 적용까지 가능하다는 말에 뒷 목이 서늘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다만, 일찍 진화된 덕에 늘그막에 살인죄 신세는 면하게 됐지만 방화인 이상 재판으로 회부될 수도 있고,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내 인생의 가장 가혹한 처벌을 내 스스로 내리고자 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처벌을 받으라고 하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나의 계획을 틀어 놓았거나, 삶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준 사람이 고영미라. 고영미라...... 고영미 세 글자를 머리에 단단하게 심어 본다. 담당 의사는 정준이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형사들이 다녀갔다는 말을 들었는지 우리 내외를 본인의 방으로 오게 했다. 의사의 측은한 눈빛은 늙고 초체 해진 우리를 향했고, 고개를 숙이고 입가에 손을 댄 체 말을 망설였다.
- 할아버지, 할머니! 왜 그런 무서운 생각을 하셨어요? 일단 필요한 호흡기 치료 등은 끝냈는데, 아무래도 정신과 치료를 한번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좀 전에 형사들이 다녀간 걸로 아는데, 정신과 소견에 따라서 법의 판단도 많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이런저런 것을 모두 떠나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을 서둘렀던 늙고 지친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엔 달리 할 것도, 하고자 할 것도 없었다. 시급을 다퉈해야 할 일이었는지 담당 의사는 우리를 바로 정신과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했고, 판결권을 손에 쥔 여 의사는 늙고 닳아버린 우리의 지난 그림자를 쫒으려고 하는 것인지. 가늘고 긴 칡넝쿨 같은 그녀의 촉수는 서서히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수미가 살아 있었다면 앞에 앉은 의사와 비슷했을까? 뚜렷한 이목구비에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이름은 조승하. 아무 말 없이 김막내와 나의 두 손을 꼭 잡고, 흔들리는 깊은 눈으로 우리를 쳐다 보고 있었다. 말없는 그녀의 잠깐이 위로의 의미였을까?그녀의 따뜻한 손 온기가 아랫목 구들처럼 편안하다. 그녀가 일부러 불을 때어 놓은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온기는 언제나처럼 피가 돌게 하고, 생기를 가져다주었다. 반면 김막내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디 차다. 다시 눈을 뜬 이후로 그녀의 얼굴도, 입도, 손도 온기를 거부하고 있다. 눈을 떴을 당시 그녀의 눈을 잊을 수가 없다. 그녀의 눈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내게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뭣땀시 또 나를 이 지옥으로 데꼬왔소?'
조승하 의사는 우리에게 힘이 될 만한 많은 얘기들을 하고 있다. 지치지도 않고, 온화한 표정을 한 시도 잃지 않은 채로. 절망하고, 한탄하는 인생이 여럿 있다는 그녀의 말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나의 입을 열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던 조승하 의사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쉽게 열리지 않던 입에 무언가 하나둘 맴돌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녀가 모든 것을 알게 되면, 각기 떠도는 삶의 조각들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긴 한숨만이 계속된다. 아직 내뿜어지지 않은 번개탄의 향이 코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진력나는 과거를, 굴곡진 인생사를 목구멍으로 퍼 올리자니 번개탄의 퀘퀘한 매운 내가 입속에 진동한다. 입가를 두어 번 손으로 휘젓고 나서야 입을 뗄 수 있었다.
- 암것도 신경쓸 것이 없었지라. 논 두 마지기 물려받아서 보릿고개 걱정 한번 없이 살았응께요. 내 몸 하나만 부지런히 놀리믄 처자식 굶어 죽일 걱정은 안 해도 된께 뭔 걱정이 있었겄소. 근디, 수미가 평생 병신으로 살아야 한당께 그때부터 맥이 탁! 풀려 불드라고요. 쑥쑥 커가는 나락을 보고 있으믄 내 맘이 한없이 오져서 밥을 안 묵어도 배꼴이 빵빵하던 것이, 나락이 아무리 잘 돼도 맥없이 그냥 힘이 쪽 팔려 불드라구요. 방법 있겄소? 밤낮으로 술기운으로 살다 본께 집구석 형편은 꼴이 말이 아니었제라. 병신을 낳았다고 부모님은 이 사람을 눈엣 가시로 생각했싸코, 특히 엄니가 이 사람한테 못할 짓 많이 했지라. 그러다 둘째 정준이가 태어났서라. 어릴 적부터 눈에 총기가 가득한 것이, 지 누나 몫까지 해 볼 놈인성 싶었지라. 정준이 본께 정신이 쪼까썩 돌아 오드라고요. 수미 고칠라고 논도 두 마지기 다 팔아버린 판에 아버지 없이는 영 힘들었지라. 그런 사정을 봐감서 긍가 정준이를 본 뒤로도 아버지, 어머니는 이 사람한테 더 독하게 굴었서라. 성한 사람도 못 견디는 판인디, 수미 낳고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던 이 사람이 어째 견덨겄소. 한 더위에 부뚜막에 쓰러진 이 사람을 업어서 병원에 눕혀 논께 폐결핵에 영양실조로 얼마 못 산다고 안하요. 암껏도 안보였지라. 그 길로 아버지 몰래 훔친 땅문서를 읍내 가서 헐 값에 넘기고는 친구 놈 하나 믿고 이 사람하고, 아그들 데꼬 안산으로 오게 된거지라.
고달픈 본인의 인생사가 회고되는지, 김막내는 들이신 숨도 없어 보이는데내뱉는 한 숨은 길고 길었다. 창문가에 눈을 고정시킨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눈물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안산 와서 단칸방 하나 얻고, 얼마 안 되는 귀탱이 땅을 얻어서 참 열심히 살았제라. 한 푼이라도 벌어 보겠다고 남의 농사일까지 부지런히 했응께요. 이 사람도 덥든, 춥든 수미 업고 노상에서 안 팔아 본 것이 없었어라.수미도 수미지만, 정준이를 생각하믄 자는 시간이 아까웠당께요. 어찌나 총기가 밝던지, 학교에서도 시험만 봤다 하믄 1등을 해온께, 살맛이 안나겄소. 우리 사 몸이 망가지든, 부서지든 정준이 이 놈만 보면 어디서 나오는지는 몰라도 그냥 힘이 났었지라. 가방끈 짧은 우리야 공부란 것이 어떤 것이지는 모르지만, 정준이 그놈은 지 누나 돌봐감서도 공부하느라 잠잘 줄을 몰랐어라. 눈 떠보면 공부하고 있고, 눈 떠보면 책상에 앉아 있고. 그런 놈이 서울대 안가믄 누가 가겄소. 정준이가 떡~하니 서울대 들어갔을 때는, 그날만큼 시상이 좋은 날은 없었소. 얼굴도 잘 생겼고, 서울대까지 나온 놈인께 서로 데려가려고 안 하겄소. 대학 졸업하고 우리나라서 제일로 유명한 S대기업에 취업하고, 바로 지금 며늘아기를 봤제라. 바깥사돈이 서울에 있는 병원장이니 우리 정준이가 장가가서 눈치 볼썽 싶어 땅 꽤나 팔아서 요 옆에 아파트 전세도 하나 마련해 줬는데. 그것이 부잣집에서는 성에 안 찼는가 바로 이사를 가불더라고요. 그때부터 우리 정준이 얼굴 보기가 참 힘들었제라. 그래도 워낙에 지부모, 지누나 챙기던 놈이라 수시로 전화하고, 용돈 보내주고그랬었지라.
정준이는 그랬었다. 20살 누나의 기저귀도 인상 한번 안 쓰고 갈아주던, 추운 날엔 노상에서 장사하는 제 어미가 추울세라 뜨끈한 커피를 갖다 주던, 허리가 안 좋던 제 아비를 위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땀을 흘려가며 허리를 주물러 주던, 그런 정 많고, 보기에도 아까운 자식이었다.
-정확히 4년 전이지라. 정월 초하루를 보름 정도 남겨뒀을 시기였응께. 한기가 가득하고, 눈도 겁나게 오던날이었지라. 그럴라고 그랬는가...... 이 사람이 물건 팔러 나가다가 자빠지는 바람에 아침부터 병원을 들락거리고, 이 사람이 몸져누워버린 날이었제라. 저녁 상 치우고 있을 때쯤, 전화가 울렸어라. 전화 올 데가 별로 없는지라, 이 날도 정준인가 했지라. 며늘아기가 울면서 말을 못 해라. 가슴속에 뭣이 쿵! 내려앉는 것이.... 뭔 사달이 났어도 났구먼, 했어도!! 우리 정준이가 그리 허망하게 가버릴 줄은 몰랐제라. 고속도로 빙판길에 미끄러진 25톤 트럭이 우리 정준이 째깐한 승용차를 덮어 불었응께..... 차도, 사람도 남아나질 못했지라. 정준이 염습을 할 적에, 차마 눈뜨고는 못보겄드만요. 사람 형태처럼 만들긴 해놨는디, 얼굴이 실밥 자국으로 성한데가 없고, 팔다리도 뭘 받쳐서 간신히 사람꼴 만들어 놓은 것이, 그 모습이 안즉도 한시도 잊을 수가 없어라. 정준이가 그 꼴로 저승으로 갔으니, 밤새 울고 있을 것 같고, 저 세상에서도 대접 못 받고 있을 것 같고......
정준이가 세상을 떠난 후. 김막내와 내게는 의지 같은 게 사라져 버렸다. 밥을 먹거나, 잠을 자거나, 씻거나 하는 등의 의지가 없었다. 기저귀를 갈지 않은 수미 하체에서 고릿한 냄새가 가득해도, 살아서 그 냄새를 맡고 있다는 자체가 고통이었다. 찡그리는 온 표정으로, 웅얼거리는 정확하지 않은 말들로 제 동생의 죽음을 표현하던 수미의 몸도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야위어 갔다. 정준이가 가고 정확히 2년 뒤. 수미마저 급성 패혈증으로 정준이 뒤를 따랐다. 정준이가 지내는 추모공원의 바로 옆칸에 수미의 한 줌 재가 든 자그마한 도자기 병을 놓아 두었다. 늙은 부모는 한 줌 재가된 남매를 보고 있고, 그들은 사진 속에서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다. 나도 웃어 줘야 할 것 같아서 살짝 웃어줬다. 웃다 보니 믿기지 않게도 껄껄껄 웃음이 나왔다. 웃는데도 눈물이 흐른다. 하염없이 눈물만이......
-아그들 다 먼저 보내버리고 난께 그냥 이 시상이 너무나 싫었어라. 암 것도 하기 싫은데, 때 되믄 밥 달라고 외쳐대는 창자들도 미워지고. 덥다고, 춥다고 옷을 껴입고, 옷을 벗어젖히고. 숨 쉬고 살아야 하는 것이 버거웠고, 먼저 보낸 아그들 보기 민망했지라. 아그들 보내는 4년 동안 우리 삶이 생지옥이었어라. 지옥이 저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승에도 있다는 거 선생님도 알고 계신지 모르겄소. 이승에서도 지옥인디, 우리가 더 생각할 것이 뭣이 있었겄소. 할멈이나 나나 다 던져불고 애기들 옆으로 갈 마음밖에 없었지라. 근디, 팔자가 험한 놈은 죽는 것도 내 맘대로 못한갑소. 죽지 못해 요런 쓴 얘기들을 선생님 앞에서 하고 있는 것을 본께....
말을 모두 마친 김백만 할아버지는 애먼 손톱 거스러미를 뜯어내고 있었고, 생각보다 깊게 뜯긴 살갗 안으로 붉은 피가 고이다 흐른다. 피가 떨어지고 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백만 할아버지는 닦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것을 보고 있던 김막내 할머니 또한 보고만 있을 뿐, 초점하나 흔들리지 않는다. 떨어지는 피를 입으로 삼켜가며, 김백만 할아버지는 고요하게 또한 엄숙하게 의사에게 물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