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의 화

말하지 못한 마음과 쌓이는 상처

by Crystal

화가 난다.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마음이 울컥 치밀어 오른다.


나는 억울한 일이 있어도 사실 잘 표현하지 않는다.

혼자서 속으로 부글거리는 마음을 삭이며 힘들어하다가

결국 “나 혼자 그럴 수도 있었을 거야”라고 스스로를 달래 버린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하나둘 쌓이고,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린 지금,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나조차 알지 못했던

묘하고 무거운 감정들이 남아

조용히 나를 괴롭힌다.


나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대화를 시도한다.

목소리가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려도,

말을 피하지 않고 먼저 나서서 이야기하려 한다.

이렇게 해야만 마음이 조금이라도 정리되는 듯하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르다.

정리될 때까지, 해결될 때까지

말을 아예 꾹꾹 삼킨다.

그 침묵이 하루가 될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으며,

언제 끝날지,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끝없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너무 싫다.

“정리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좋게 포장된 표현… 사실은 회피일 뿐이다.

문제를 피하고, 마음을 숨기며

자신은 편해도, 상대방은 답답하게 만드는

그 태도가 참을 수 없이 화가 난다.


그래서 나는 늘 먼저 대화를 시작한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것은 결국 상처뿐이다.

상대방은 여전히 침묵하고,

나는 혼자만 마음속으로 부르르 떨며

상황을 풀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낸다.


결국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침묵을 유지하게 된다.

속으로는 이야기하고 싶고, 풀고 싶고,

하지만 입술은 닫히고, 마음만 아리다.

해결도, 결말도 없이, 그저 시간만 흐른다.

그리고 남는 건 마음 한 켠의 허전함과,

쌓인 화의 잔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