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벽과 하루하루 버티는 마음
마음이 정리되지 않을 때면, 나는 글을 쓴다.
하지만 어떤 날은 글조차 쓸 수 없을 만큼
머리가 아프고, 생각이 뒤죽박죽인 날도 있다.
미국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는
영어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서도 내 마음이 전달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은
나를 점점 작아지게 만든다.
손가락질을 당하고, 무시당하는 순간에는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는 말없이 움츠러든다.
어제도 작은 다툼이 있었다.
딸과 수강 등록 문제로 의견이 맞지 않았고,
남편에 대한 원망은 점점 커졌다.
혼자 남겨진 기분,
그리고 그 속에서 올라오는 서운함, 무서움, 기대감, 무시당함이
겹쳐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럼에도 오늘 새벽, 나는 감사의 기도로 마음을 다잡았다.
다른 날보다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했지만,
뜻밖의 속도위반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혼자 해결하려 했지만, 두려움이 컸다.
결혼할 때 남편이 준 편지가 떠올랐다.
“지금 사고 났다고 놀란 건 아니지? 걱정하지 마.
아무 일 없을 거야. 무슨 일 있으면 내가 달려갈게.”
전화를 걸자 남편은 차분하게 말했다.
“핸들을 잡고 가만히 있어.”
평소 같으면 아무것도 못했을 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계획한 일을 해.”
오늘 계획했던 모든 일을 다 해내진 못했지만,
씻고 영어 수업을 가는 것만으로도
작은 성취가 되었다.
그럼에도 영어를 못해 느끼는 소통의 벽은 여전하다.
말이 나오지 않고, 듣지 못하는 순간들은
나를 점점 더 작아지게 한다.
남편과의 거리감도,
서로 다른 성격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도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미국에 온 지 2년 6개월.
처음 렌트한 집은 하자투성이었고,
큰딸이 다치기도 하고, 창문이 잘 열리지 않아
소방차가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
이사 온 집의 작은 사건들은 모두 지나갔지만,
그 속에서 느낀 불안과 긴장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
나는,
열심히 놀아본 적도,
미친 듯이 공부해 본 적도 없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나는 글을 쓰고,
감정을 들여다보고,
작게나마 하루를 살아낸다.
영어를 배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사람과 소통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정리하며
나는 오늘도 나 자신을 붙잡는다.
그리고 언젠가,
이 작고 무거운 마음마저
조용히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나를 이해하게 될 날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