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없이 바뀌는 마음에 대하여
이곳 역시
한국처럼 일기예보가 정확하게 맞는 날은 없는 것 같다.
분명 어제도 오늘도 눈 소식은 없었는데
새벽하늘은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는데…
그럼에 불구
아침엔 눈이 내리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오후의 햇살은 완연한 봄이다.
운전 중인 나는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인지
그 햇살이 유난히 뜨겁게 느껴졌다.
마치 살이 타들어 가는 것처럼.
하늘은 천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다.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붉게 물든 새벽하늘은
오늘 만큼은 정말 새로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주는 듯하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면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고,
또 그러다 오후가 되면
뜨거운 햇살이 비추고
잠시 후에는 비가 내린다.
그런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나 자신을 보는 것 같다.
어제 잠들기 전,
펑펑 울면서
다 싫다,
모든 걸 다 버리고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새벽하늘을 보며
그래,
일찍 눈을 뜬 사람만이 새벽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처럼
나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 보자고 다짐한다.
그러다 정신없이 오전을 보내고 나면
기운은 다 빠지고
슬픈 생각들이 하나둘 올라온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써 냉정하게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결국 오후가 되면
넉다운이 되어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이게 인생인가.
이게 감정이라는 걸까.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하는데,
감정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하는데.
언제쯤 나는
철이 든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언제쯤
그릇이 넓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오늘 하루 역시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만 남긴 채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