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호기심의 이동
새로운 그림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어떤 계기는 늘 있었다. 네 살 때 키티 그림을 그려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을 받으며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쉼 없이 그리면서 힘에 부쳤는지 눈물을 보였다. 그 힘겨움은 단번에 어린이집 안 간다는 투정으로 넘어갔다.
“친구들은 내가 힘들다고 말해도 안믿고 자꾸만그림을 달라고 해.
또 분명히 내가 줬는데 안 받았다고 또 줄 서서 받아 갔어.”
어린이집 차에서 내려 선생님께는 방긋인사를 드리고 바로 뒤돌아서는 내 품에 안겨 폭풍같은 눈물을 흘리는 거였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엽기만 하고 그 투정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져 웃었는데 아! 나의 그 반응에 마음이 더 상해 통곡을 했다. 이렇게 실수한다. 내 눈높이로 아무것도 아닌 일이 상대방에게는 큰 걱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놓친다. 바로 수습하고 이 상황을 도약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 궁리했다.
“그럼, 이제 키티 그림 말고 다른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때? 친구들이 네가 키티를 잘 그리니까 키티 좋아하는 친구들이 갖고 싶은 거 같아.”
그림을 그려 달라는 친구에게 안 줄 수 없는 심성을 가진 딸아이로서는 친구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을 것 같으니 해결 방법은 그리는 대상을 바꾸는 것! 나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키티 그리기를 졸업했다. 그 다음부터 그림에 스토리를 넣는 법을 알려주었다.
“용이 있었어. 사람들을 공격하고 온통 불바다로 만들었대.”
마중물 같은 첫 문장을 주면 아이는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아래 두 장의 그림을 완성했다. 용과 사람들의 화해와 공생을 상징하는 그림에서 나는 아이의 밝은 마음을 엿본다. 자기 새끼를 지키기 위한 어미용, 음식을 받고 온천을 주는 용. 모두가 좋아지는 수를 찾는 방법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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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그림이되다 #상상력과동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