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내면 아이를 다시 키우는 일
너무 어려서 그 당시에는 몰랐던 일들의 의미들을 어느 순간에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안갯속 물체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처럼 선명해질때 후련하기도 하지만 너무 깊이 안 것 같아 슬프기도 하다. 자녀를 기르는일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보람이 더 많은 이유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괜찮은 인간으로 성장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나의 유년 시절은 왜 그토록 의기소침하고 주눅이 들었을까. 어른의 눈높이로 어린 나를 대하면서 생기는 다그침 때문이었다. 성인이 된 내가 울고 있는 내면 아이를 다독여주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 아이들 만큼은 자신감 없게 자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감은 성취에서도 생기지만 근본적인 것은 사랑에서 나온다. 양육자의 한결같은 사랑과 지지와 응원만 있어도 자신감은 생긴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했고 어떻게 하면 잘하는 것을 꺼내 줄 수 있을지 궁리하고 연구했다.
날이 좋으면 그림 도구들을 챙겨 야외에서 놀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 나갔다. 집중이 어려운 나이라 조금 그리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기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그냥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내가 네 살 아이의 산만함을 또는 집중하지 못함을 어른의 눈으로 판단하고 간섭과 강요가 들어갔더라면 아이의 그리는 손은 앙다문 꽃봉오리처럼 움츠러들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오일파스텔로 꽃 하나를 그리다가 화단에 핀 꽃 한번보고 들어와 또 이어서 그리고 그렇게 수십 번을 움직이면서 그림을 완성했다. 자신이 완성한 그림을 보고 신나서 박수치는 아이의 모습이 마냥 이쁘고 귀엽다. 어린 시절 나는 저렇게 웃지 못했던 모습이라 더욱 뭉클하게 흐뭇하다. 어렸을 때 웃음을 잃고 살아온 엄마의 보상은 자녀의 웃음이다.
#엄마표집미술로미술좋아하는아이로이끄는과정 #부족하지만조금특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