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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받은 캐모마일.

4도 3촌. 캐모마일꽃차 만들기.

by 샤이니


무성한 풀밭 사이를 뚫고 각자의 생명력을 자랑하며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자리 잡고 있다. 작년 초겨울에 심어놓은 튤립 구근들이 하나도 죽지 않고 다 살아나서 빨강, 노랑, 보라꽃들을 피웠다며 남편은 신이 나서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직접 가볼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보라며~ 아직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회복단계여서 차를 타는 게 무리인데 궁금해서 참지 못하고 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텃밭으로 달려갔다. 얼마 만에 찾은 텃밭인가?

오랜만에 찾은 텃밭은 나무와 꽃, 풀들로 땅바닥이 보이질 않는다. 어차피 풀을 뽑아내질 못할 텐데 신경 쓰지 말고 꽃밭에 피어있는 예쁜 애들만 보자.

그중에 캐모마일도 한몫을 한다. 카페 가서 커피가 내키지 않을 땐, 사과향 가득한 캐모마일차를 마시곤 하는데 옆집에서 모종을 심어보라며 세 포기를 줬다. 아~ 내가 돈 주고 카페에서 사 먹던 차를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니 반가웠다. 처음 심어 보는 캐모마일 모종을 보며 이걸로 언제 키워서 꽃차를 만들어 먹을까 싶었는데 첫해엔 별로였지만, 이듬해부터는 사방으로 씨앗이 날려 번식율도 높고 생명력도 좋아서 사방에 캐모마일 천지다.


한 곳으로 모종을 옮겨 심어서 캐모마일 꽃밭을 만들어 주니 쪼끄맣고 귀여운 꽃잎들이 하늘하늘 바람에 흔들리며 상큼한 향기도 내뿜고 더불어 꽃차를 만들 수 있게 계속해서 꽃들이 피고 지고 한다. 목 보호대까지 하고 두 차례 꽃을 따서 말리기까진 했는데 약한 불에 덖어줘야 하는 과정을 아직까지 못해주고 있다.


대기 중인 말린 꽃도 있어서 꽃차도 그만 만드려고 꽃을 따지 않고 그냥 뒀더니, 더 이상 꽃이 피질 않고 그대로 말라가고 있다.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는데 꽃을 따주지 않으면 죽는다니... 예쁘게 피어난 여린 꽃을 따는 게 미안했지만 그냥 두면 죽는 게 더 안타까웠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방치하고 내년에 다시 새싹이 올라와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


신경 안정에 도움을 줘 긴장감을 완화시켜 주고 이완을 촉진하는 효과와 수면장애에도 도움이 된다는 캐모마일차. 요즘 나의 건강상태에 가장 필요로 하는 차를 만들어 보자!





캐모마일 꽃차 만들기

꽃을 살짝 씻어 그늘진 곳에서 바람에 말려준 후 약한 불로 두세 번 덖어주면 된다.


로만 캐모마일은 러시아 국화로 추위에 강하고, 꽃말은 역경 속의 힘이란다. 꽃잎을 말린 허브 차는 달콤한 사과향이 나고 거부감 없이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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