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인데 비는 없다
뜨거운 태양만이 대지를 덥히고 끈적한 바람 만이
무심하게 이어지는 도시의 일상 풍경이다.
새벽 더운 공기에 뒤척이며 억지로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오늘 비가 내리네, 눈물 속에 내리네..'
뭐야, 갑자기 뜬금없이 이 가사가 머릿속에 맴도는 거야
샤워 중에도, 출근길 차 안에서, 사무실 책상에서도 계속해서 되뇐다.
'오늘 비가 내리네..'
아 미치겠다.
비도 안 오는데 왜 그런 거야, 내 가슴이 더위에 지쳐 식히려 하는 망상인가?
도대체 이 노래는 언제 들었던 노래인가?
'마시자 한 잔의 술'을 불러 그 시절의 남성들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가수 이장희 작곡 작사 "비"란 곡으로, 당대의 젊은 오빠 가수이며
미성의 소유자 김세환이 부른 노래다.
김세환은 청바지와 통기타 세대를 이끌던 "쎄시봉"의 막내다
이 노래와 쎄시봉 가수들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 즐겨 들었고 불렀고 함께 했던
감성의 노래들은
40년을 뛰어넘는 시간 여행이며
내 마음의 위로이며
추억 속에 사로잡힌 의식 같은 것이다.
머릿속에 맴도는 이 노래는 나보다는 10년 이상의 세월을 먼저 살아온 사람의 노래지만
젊은 청춘을 함께 한 노래이다.
이 노래와 연상되는 가수들, 또 다른 가수와 노래들, 그 시절의 사회적 분위기,
우리 젊은 청춘들의 로맨스,
진짜는 그리운 친구들이 연상되고 떠오른다.
생각만 해도 즐겁고 보고픈 친구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에도
감상에 젖고, 한 잔의 술잔에 빠져들고, 어둠이 내려앉는 하늘빛에 넋을 놓는다
그런 잔잔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추억의 음악이 흐르면
삶의 무게를 잠시 접어두는 마법 같은 축복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