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고전 이야기 비교

한국의 전통 이야기와 서양 서사의 비교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일요일 오후,

노트북 앞에 앉았다.

기온은 높아도 낮은 습도에 에어컨을 끄고 있어도 견딜 만 해 유튜브에 나오는 요약된 영화를 이것저것 시청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전래동화 요약 영상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릴 때 읽은 ‘콩쥐팥쥐’나 ‘흥부와 놀부’ 같은 이야기는, 서양의 ‘신데렐라’나 ‘로빈 후드’와 어떻게 닮았고 또 어떻게 다를까?

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읽었던 책의 내용을 가지고 생각해 본다.


한국의 전통 이야기인 '콩쥐팥쥐', '흥부와 놀부', '춘향전과 '홍길동전', '임꺽정'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고전 문학이다. 이들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의 가치관과 삶의 지혜를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들은 서양의 고전 문학과 비교할 때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을까?


한국 고전 이야기의 특징과 서양 민속 설화

권선징악은 콩쥐팥쥐와 신데렐라와 비교할 수 있고

의적영웅이야기는 홍길동과 로빈후드가 비교된다.

또한 형제의 갈등은 흥부와 놀부와 이솝 우화중 '형제. 친구' 이야기에서 인간관계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콩쥐팥쥐', '흥부와 놀부', '춘향전'은 주로 조선 시대 이전부터 전해 내려온 민속 설화와 판소리극을 바탕으로 한다. 착하고 선량한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고 복을 받는다는 내용, 가족과 효도의 중요성, 선과 악의 대립과 같은 도덕적 교훈이 핵심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면서 민중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서양에서 찾자면, 독일의 그림 형제 동화나 고대 그리스의 이솝 우화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콩쥐팥쥐'와 비슷한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착한 주인공이 고난을 이겨내는 서사가 많다.

이솝 우화 역시 동물과 인간을 통해 도덕적 교훈을 전하며, 한국 설화의 교훈성에 비교된다.


사회 비판과 영웅 서사: '홍길동전'과 서양의 반체제 영웅들

'홍길동전'과 '임꺽정'은 단순한 설화를 넘어 신분제 사회에 대한 비판과 혁명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로서,

조선 후기 사회 현실과 민중의 갈망을 반영한다. 영웅적 인물이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며 정의를 구현하는 서사는 당시 사회 변화를 갈망하는 민중의 목소리였다.

서양에서도 로빈 후드가 부당한 영주와 왕권에 맞서 가난한 이들을 돕는 의적으로 그려지며, '레 미제라블'과 같은 소설은 사회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한 강한 비판과 희망을 담았다. 이처럼 동서양 모두 ‘영웅 서사’를 통해 불의한 사회를 고발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점에서 유사하다.


숨겨진 진실과 반전: 고전 이야기의 다층성

그러나 고전 이야기 속에는 표면적인 교훈과 영웅담 외에 보이지 않는 ‘숨겨진 진실’과 ‘반전 가설’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홍길동전'과 '임꺽정'은 사회 부조리에 맞선 영웅이지만, 당시 관점에서는 도둑이나 반란자로 비쳤을 가능성이 크다. ‘영웅’과 ‘범죄자’ 사이의 경계는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또 '콩쥐팥쥐' 속 악역 ‘팥쥐’의 사연이나 '흥부와 놀부'에 내재한 사회 구조적 갈등 등, 우리가 흔히 놓치는 이면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고전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 이상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인간 드라마이자, 시대와 사회, 권력과 민중이 얽힌 이야기다.


동서양 이야기의 근본적 차이: 세계관과 인간관

하지만 동서양 이야기에는 근본적인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콩쥐팥쥐'에서는 계모와 팥쥐가 벌을 받고 결국 주인공이 복을 받는 권선징악의 결말이 뚜렷하지만, '신데렐라'에서는 마법사의 도움과 왕자의 사랑으로 신분 상승을 이루는 개인의 행운과 노력이 결합된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동양 이야기는 ‘조화’와 ‘전체성’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은 자연과 사회의 일부로서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운명과 인과응보를 중시한다. '흥부와 놀부'에서 효와 보은이 중요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인공은 개인적 욕망보다 가족과 사회의 조화를 우선시한다.


서양 이야기는 ‘개인주의’와 ‘자유 의지’에 방점을 찍는다. 영웅은 자신의 목표와 이상을 위해 운명과 갈등에 맞서 싸우며, 내면적 성장과 극복을 강조한다. 선과 악이 명확히 대비되고, 개인이 갈등을 해결하는 극적인 서사가 중심이다.


현대의 대중문화에 투영되며 재해석되는 이야기

콩쥐팥쥐는 웹툰·드라마에서 ‘주체적 여성 서사’로 변형되어 풀어내고

신데렐라는 영화 프리티 우먼, 재벌가 로맨스물에 차용되었다.

홍길동전은 영화 탐정 홍길동, 코믹풍 각색되었고,

로빈 후드는 다크 히어로 이미지 (다크 나이트 등)로

흥부와 놀부는 부의 양극화·형제 갈등 소재로 사용되었다.

이솝 우화는 다양한 광고·캠페인 메시지로 활용된다. (‘양치기 소년’=가짜뉴스 경고)

상호 보완과 문화적 융합

동서양 고전 이야기는 각각의 문화와 시대적 배경 속에서 독특한 빛을 발하며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교훈을 전해준다.

한국의 전통 설화가 공동체와 조화, 도덕을 중시한다면, 서양의 영웅 서사는 개인의 자유와 투쟁을 노래한다.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는 이런 경계가 희미해지고, 동서양의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풍성한 문화적 융합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이야기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인간 본성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어가는 가장 귀한 유산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결국 옛이야기의 힘은 국경을 넘어선다.

어릴 적 들었던 콩쥐의 한숨과 신데렐라의 꿈이, 시대와 문화를 뛰어넘어 오늘의 나에게도 여전히 깊은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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