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바닥 맞대
분홍색 하얀 꽃을 만들어
흐드러지게 피어 함박웃음 짓던
청 목련 백목련은 어느덧 자취를 감췄다
들판의 풀잎들은 키 크기 경쟁하듯
하늘 향해 삐죽거리고
여기저기 키 작은 꽃들도 만발한데
머릿속은 황량한 겨울의 모습만 그려진다
파란 하늘 배경으로 연분홍 색깔의 벚꽃들이
만개 웃음으로 가로수 터널을 만들고
봄바람에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거리를
걷는 발걸음이 쓸쓸함은 왜일까
도로변 화단엔 그려 낼 수 없는 연녹색의
오묘한 색감 잎들이
싱숭생숭한 가슴을 두드리고
풍성하게 덮어 갈 푸른 잎들에 설레고 기대되지만
계절에 동화되지 못한
나의 내면엔 간극만이 남아있다
겹겹이 쌓인 시간과 삶의 무게가
스스로 풀어지길 바람은 사치인가
동토에서 쓰디쓴 아픔의 인고로 피어나는
봄의 향연 속에
한숨짓는 내 인생은
사월이 어서 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