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가도
추억은 어딘가에 쑤셔 박혀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의 단물은 뇌에 묻어있다
잊혔던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는 순간
오래된 사진을 꺼내보다 멈칫 그리운 사람
따뜻했던 순간도, 아픈 기억도
눈물에 번진 편지 한 장의 추억도
이젠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침묵으로 답한다
계절이 바뀌며 카메라의 앵글에 흑백으로 스쳐 지나가며
흩날리는 벚꽃나무 아래에 기억은 머물러
아득한 세월의 뒤안길
몸부림쳐 되돌릴 수 있다면
차마 그럴 수 없다면
한숨 한번 쉬고 보내 주리라
추억도 사랑도 잡히지 않는 그림자
아쉬운 여운만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