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음악한곡과 시 한잔
- 어떤 이별 이야기

- 국경(國境)의 벽

by 전영칠


비가 오면 차가운 이성의 세계가 감성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현실은 잠시 내려놓고

음악한곡을 들으면서 시 한잔 하시지요.



포레스텔라 Je Suis Malade (JTBC Music)




어떤 이별 이야기

- 국경(國境)의 벽

전 영 칠




역사(驛舍)에 이를 때마다

숯불 같은 도시의 밤 풍경을 뒤로한 채

또다시 나는 서둘러 출발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박차(拍車)에 차인 불꽃 겨우겨우 별이 되어 아물거리는

마을마다 고단한 사연들 누워 꼼지락거리는

불 꺼진 어항(漁港) 같은 마을쯤에서 말을 멈추고

아무 곳에나 스며들어도

자동적으로 표백될 것 같은 밤을 지나서

마침내 만년(萬年) 동안 얼어붙어 빙하(氷河)가 된

거대한 국경이란 벽에 당도하였다


- 많은 사람들이 문고리를 잡고 있어요

- 우린 적인가요


벽은 입술을 열어 지친 조선어로 말이란 것을 하기 시작하였다


- 당신을 떠나야 하나요


벽은 소매를 떨쳤다 푸른 옷자락에 후드득

떨어지는 달빛 갈기질

더 달리고 싶었다, 저 벽을 뚫고서

그대에게 가고 싶었다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면 왜

서로에게 벽을 만들어야 하는가 그것을 그저

국경의 끝에서 묻고 싶었다 누구도

만남의 끝이 결코 이별이어서는 안 되리라


국경,

그대는 산맥인가

블랙홀인가


케이블을 타고 흐르는 그대의 금속성 묻어 나는

차가운 분단(分斷)의 가슴을 만져 보았다

무엇이 다르기에

서로에게 더 높은 벽을 쌓아야만 하는 것일까

우린 하나의 바다로 흘러가는

서로 다른 강일뿐인데







이 시는 분단 80년 오도 가도 못하는 남북 현 상황의 생이별을 남녀 연인으로 의인화하여 쓴 시이다.

그럴까. 사실, 남북의 80년 이별 형식 속에 나의 이별 체험이 섞였다.


종교라는 다른 생각으로 한국과 일본 간에 서로 얽혀 나는 뼈저린 분열을 체함 했었다. 일본인 아내와의 생이별을 엄혹한 남북이라는 남녀 국경의 벽으로 써보고 싶었다.


사랑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내리는 구원의 양식이다. 사랑 없으면 구원도 없다.

이루지 못한 사랑이 오래되면 화석이 된다. 화석은 영원히 그 모양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라는 화석은 또 한 번의 화학변화를 일으킨다. 그런 사랑이라는 화석이 오래되면 그저 희뿌연 백지 같은 화석이 되는 것이다.


사랑이 먼저일까 생명이 먼저일까. 그 답을 아는 이는 사랑 상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내려놓아 백지가 되었다.

나는 스스로 그 오랜 시간 동안 화학변화한 사랑을 담담히 본다.

그런데 뭐랄까, 내게 깊이 물든 유채색은 변색되지 않는다.

내가 참지 못하는 것은 사랑으로 상처받은 영혼에 베인 유채색을 볼 때이다.

그럴 때 나는 남이든 누구든 덮어주고 보듬어주고 꿰매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숨을 쉴 수 있다. 그것은 이미 남이 아니다.


그동안 잘 살아왔느니, 더 이상 사랑으로 상처받지 말 것. 누구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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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아픔을 체험한 가수가 작사하여 노래한 곡이 있다(위 동영상 참조).


프랑스 샹송의 명곡으로 꼽히는 'Je Suis Malade'(나는 아파요)는 단순한 노래가 아닌,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과 이별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절절한 외침이다. 이 곡은 1973년 가수 겸 작사가인 프랑스 남성 세르주 라마(Serge Lama)가 발표했으며, 그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이곡은 최근 포레스텔라가 리바이블해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에게도 다시 알려진 곡이다.


'Je Suis Malade'의 가사는 세르주 라마가 당시 겪었던 깊은 상실감과 고통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유부녀였던 미셸 포티에(Michèle Potier)와 뜨거운 사랑에 빠졌지만, 그녀는 남편을 따라 모로코로 떠나게 되었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라마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어느 날 밤, 작곡가인 친구 알리스 도나(Alice Dona)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라마는 자신의 처절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의 고백을 들은 도나는 깊은 영감을 받았고, 그날 밤 바로 피아노 앞에 앉아 애절한 멜로디를 완성했다. 며칠 후, 도나의 멜로디를 들은 라마는 단 20분 만에 자신의 모든 감정을 쏟아부어 가사를 완성했다.


세르주 라마는 사랑을 잃었고 'Je Suis Malade'이라는 사랑과 실연을 주제로 한 샹송 불후의 명품을 얻었다. 가사는 직설적이다. 치장한 것이 없는 날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가슴을 친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이 노래의 주인공인 세르주 라마와 그의 연인은 이별 후 다시 만나 평생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곡은 1973년에 발표되었으며, 세르주 라마가 작사하고 알리스 도나(Alice Dona)가 작곡했다. 노래의 영감이 된 인물은 미셸 포티에(Michèle Potier)로, 당시 두 사람은 각자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미셸 포티에가 모로코로 이주하면서 위기를 맞았고, 이로 인한 상실감과 고통 속에서 'Je Suis Malade'가 탄생했다. 세르주 라마는 이 곡을 통해 연인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처절하게 노래했고, 이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두며 그의 대표곡이 되었다.


극적인 노래 가사와는 달리, 세르주 라마와 미셸 포티에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별의 아픔을 겪은 후 다시 재회했다. 1981년에는 아들 프레데릭(Frédéric)을 낳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정식으로 결혼하여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불륜으로 시작하였으나 진실하고 절절한 사랑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2016년 미셸 포티에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하며 긴 사랑의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