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또는 눈이 오면 차가운 이성의 세계가 포근한 감성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음악한곡을 들으면서 시 한잔 하시지요.
전 영 칠
당신은 섬일까
나도 섬일까
우린 원래 모두 섬 출신일까
우리들은 만나면 흔히
섬과 섬 사이의 거리를 잰다
섬은 황홀한 환상이다
섬과 섬은 육지로 이어져 있다
(2026.01.24)
나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섬 대접'을 받거나 '혹 내가 섬은 아닐까' 할 때면 때로 양자의 세계를 묵상한다.
<양자장(量子場)이란 현대 물리학에서 우주의 모든 공간에 가득 차 있다고 보는 '에너지의 장'을 의미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입자'로만 인식할 때 고독은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입자는 점(點)이며, 점과 점 사이에는 반드시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전 역학적인 세계관에서 우리는 서로 부딪히고 튕겨 나가는 고립된 당구공과 같다. 이 세계관 안에서 '버려짐'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내가 저 당구공의 궤도에서 벗어나거나, 누군가 나를 밀어내면 나는 혼자가 된다.
그러나 관점을 '파동'과 '장'으로 옮기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양자 역학의 '파동-입자 이중성'은 우리가 관찰하기 전까지는 확정된 위치가 없는, 온 우주에 퍼져 있는 확률적인 파동임을 가르쳐 준다. 전자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양자 얽힘' 현상은 수십억 광년 떨어진 입자들이 서로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공유함을 보여준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인지하는 시공간의 제약 너머에,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전체성'이 실재한다는 뜻이다. 내가 고통스러울 때 우주의 반대편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내가 숨을 쉴 때 양자장의 바다는 함께 출렁인다. 근원이 나를 버린다는 것은, 바다가 파도를 버리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다. 파도가 곧 바다의 행위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