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에 대한 묵상 13

by 전영칠

36. 대도무문(大道無門)


大 (큰 대), 道 (길 도), (없을 무), 門 (문 문)

직역하면 "큰 도(길)에는 문이 없다"는 뜻이다.


중국 남송 시대의 승려 무문혜개(無門慧開)가 엮은 선종의 대표적인 공안집(화두집)인 무문관(無門關)의 서문에 이 구절이 등장한다.


"大道無門 千差有路 (대도무문 천차유로)"

큰 도에는 문이 없으나, 길은 천 갈래로 나 있다.


깨달음의 경지인 '대도'는 어떤 특정한 문(형식이나 틀)을 통해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문은 없지만, 일단 그 이치를 깨닫고 나면 세상 만물 어디에나 도가 통하는 길이 있다는 뜻이다. 즉, 진리는 어떤 제약이나 형식에 갇혀 있지 않음을 상징한다.


35)의 공사상에서 언급하였듯, 기독교의 신을 믿지 않는 님들과도 신 대신 진여(眞如), 불성(佛性), '근원적 의식'으로 표현하면 얼마든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나는 수십년 동안 나사 깎는 일만 하다가 영계를 통한 장인을 본적이 있다. 또한 일생을 꽹가리로, 춤으로 산 예인들은 힘이 아닌 신명으로 경지의 판을 펼치는 것을 안다. 한우물만 파면 결국 바다를 만나는 것이다.



37. 언제 어디에 있든 항상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문장

- "신은 항상 너와 함께 한다"


닐 도널드 월시는 현대 영성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종교의 틀을 넘어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특히 '신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한다'는 핵심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영감을 주었다.

'신과 나눈 이야기'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 중 하나는 "신은 항상 너와 함께한다(God is always with you)"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신이 우리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를 넘어, 훨씬 더 깊고 본질적인 차원의 연결을 의미한다.


월시의 책에서 신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며 우리의 영원한 동반자임을 이야기한다.

"신은 저 멀리 하늘에 존재하는 외부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 내면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한다. 우리는 신에게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신의 한 부분이며 신성의 표현체이다. 따라서 신을 찾기 위해 밖으로 헤맬 필요가 없다.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장 깊은 진실과 마주할 때 신을 만날 수 있다. “

책에서는 "신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되어 말하고 행동하라"라고 조언한다.


또한 "신은 모든 사람에게 항상 이야기하고 있다. 그 소통의 주된 통로는 바로 우리의 감정, 생각, 경험이다. 우리의 가장 진실한 감정, 가장 고귀한 생각, 그리고 삶 속에서 마주하는 모든 경험들이 바로 신의 목소리이다. 기쁨, 사랑, 진실의 느낌이야말로 신과 직접적으로 교감하는 순간이다.

문제는 '신이 누구에게 말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귀를 기울이는가'에 달려있다고 책은 강조한다.


신은 우리의 삶에 일일이 개입하여 운명을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다. 대신, 우리에게 자유의지와 창조의 힘을 부여했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 말, 행동을 통해 자신의 현실을 창조하는 '공동 창조자'이다. 신은 심판하거나 명령하는 대신, 우리가 스스로의 신성을 깨닫고 가장 위대한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지하고 돕는 관찰자이자 조력자이다. "너의 뜻이 나의 뜻"이라는 말처럼, 신은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경험하며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또한 신은 신부나 목사등 특정한 사람에게만, 특정한 방식으로만 이야기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신과 분리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우리 모두는 하나(We Are All One)"라는 개념은 이 책의 핵심 사상이다. 모든 존재는 신이라는 거대한 전체의 일부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느끼는 이유는 이 근원적인 연결을 잊고 스스로를 분리된 개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분리의 환상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신의 표현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닐 도널드 월시가 전하는 '신은 항상 너와 함께한다'는 메시지는, 신이 우리의 내면에 살아 숨 쉬는 본질이며, 우리의 삶이라는 창조 작업을 함께하는 동반자이고, 우리의 모든 감각과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 이는 우리 각자가 얼마나 소중하고 강력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며, 삶의 모든 순간 속에서 신의 영원한 사랑과 지지를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성경 마태복음 28장 20절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라고 약속하고 있다. 이는 비록 육신으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영적으로 항상 함께하겠다는 의미이다.

시편 23편 4절에서 다윗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라고 고백한다.

이사야 41장 10절에서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라는 구절을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항상 함께하며 힘이 되어준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불교에서는 인격적인 '신'의 개념은 다르지만, 모든 존재 안에 내재된 보편적인 깨달음의 가능성, 즉 불성(佛性)을 이야기한다. 이는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는 사상으로, 부처의 지혜와 자비가 본래부터 우리 안에 존재하지만 번뇌와 무명에 가려져 보지 못할 뿐이라는 가르침으로 이어진다.

또한, 반야심경에 나오는 '공(空)' 사상은 세상의 모든 현상이 실체가 없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이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나'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 우주적 생명력을 깨닫게 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진리가 항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힌두교의 '브라만(Brahman)' 사상 역시 우주의 근원적인 실재가 모든 것에 내재해 있다는 범신론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는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우리 자신도 그 일부'라는 의미이며, 우리가 일상에서 신성을 발견하지 못할 뿐이라는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


"신은 항상 너와 함께 한다, 단지 네가 보지 못할 뿐이다"라는 말은 어느 한 인물의 명언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유한한 인식을 넘어 존재하는 신성(神性) 혹은 진리의 보편적 임재를 강조하는 여러 종교와 영적 가르침의 정수를 담고 있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의 깊은 실재를 통찰하라는 영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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