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이기전에, 나였던 나에게

육아 틈 사이, 잊고 있던 나의 모습

by 틈새빛

엄마가 되기 전, 나는 누구였을까?



새벽 두 시, 아이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문득 떠올랐어요.

"나도... 엄마가 되기 전에 내 이름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는데."

이상하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보며 드는 생각이 이런 것이라니.


하지만 가끔은 정말로,

예전의 나는 어떤 꿈을 꾸었고,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말투로 웃던 사람이었는지 기억이 흐릿할 때가 있거든요.


오늘도 하루 종일 엄마로 살았어요.

밥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다 재우고...

그렇게 아이를 재우고 나서 늦은 새벽. 문득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보다 '엄마'라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고, 내 꿈보다 아이의 내일만 생각하며 살았어요.


혹시 여러분도 그런가요?

가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서두르게 되는.



스스로 감춰둔 내 꿈


어느 날, 아이가 그림을 그리며 물었어요.

"엄마 꿈은 뭐야?"

순간 멈칫했어요.

아이에게 늘 "우래기는 뭐가 되고 싶어?" 물어보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런 질문을 던진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엄마가 되면서 잃어버린 건 자유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용기였다는 걸요.

경력단절이라는 무거운 단어 뒤에 숨어서, 나는 오랫동안 맴돌기만 했어요.


"언젠가는", "나중엔 나도.."

이런 말로 나 자신을 달래면서요.

하지만 문득 생각해 보니, 그런 식이라면 나중은 영영 없을 것 같았어요.



엄마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한


요즘 아이가 잠 들고나면 조심스럽게 거실로 나와 노트북을 꺼내요.

키보드 소리가 혹시 아이를 깨울까 살금살금, 마치 보물을 다루듯 조심스럽게요.

그렇게 써 내려가는 글들 속에서 만나는 '나'는 어떨 때는 유쾌하고, 어떨 때는 따뜻하고, 어떨 때는 조금 우울하기도 해요.

완벽한 엄마가 아닌, 그냥 솔직한 사람으로서의 모습들이죠.


"나도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흔한 이야기들.


거창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그저 진짜인 이야기들 말이에요.


새벽에 혼자 먹는 라면은 왜 이렇게 맛있는지,

아이 재우고 핸드폰 보는 시간이 뭐라고 이렇게 소중한지,

마트에서 혼자 장 보는 시간이 왜 이렇게 재밌고 자유로운지.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별거 아니지만 사실 우리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요.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는 이야기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고, 나도 위로를 받고 싶어서 글쓰기를 시작했어요.

육아로 지친 어떤 엄마가 새벽에 잠깐 시간을 내어 내 글을 읽으며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아요.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뭉게구름처럼 포근한 이야기들로 여러분의 하루에 작은 쉼표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브런치라는 작은 창을 통해, 엄마이기도 하고 그저 나 자신이기도 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흔들려도, 그래도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요..


여러분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오늘 많이 고되셨다면 잠깐 여기 앉아 쉬어가세요.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는 기분으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어요.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어디든 닿듯이, 제 글도 필요한 누군가에게 조용히 안착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한 줄씩 써 내려가봅니다.

엄마 그리고 나, 두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