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식품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을 만났다. 이분은 직원들에게 “실수한 일은 빨리 말하고 칭찬받을 일은 천천히 말하라.”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이 말은 조직원이 반드시 지켜야 할 내용으로, 이렇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능을 거스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에게는 어려움을 회피하려는 본능이 있다. 일하면서 실수하면 머릿속에는 상사로부터 야단맞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이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상사에게 문제를 보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보고하기도 한다. 조직원이 문제 상황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시간을 끌게 되면 사건 수습을 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조직원은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되면 즉시 상사에게 보고하고 빨리 수습하는 것이 자신과 조직 모두에 도움이 된다.
인간에게는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 떠넘기려는’ 본능이 있다.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면 자신은 상처받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잘 되면 제 탓, 못 되면 조상 탓’이 이런 본능을 잘 설명하는 속담이다.
남 탓하는 사례는 방송 출연자로부터도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목식당’이라는 예능에 출연한 사람들이다. 몇 년 전 골목식당에 출연한 출연자 두 명이 최근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자신들의 인격에 상처받았다는 내용으로 프로그램 제작진을 비난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진을 공격하는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이들의 태도에서 두 가지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항의 시기’이다. 구매한 옷을 6개월이 지난 다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있다면 이 고객의 의도가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고객이 환불받는 방법은 매장 앞에서 큰 소리로 영업을 방해하는 것과 같은 진상을 떠는 방법뿐이다.
골목식당의 출연자들이 제작진의 나쁜 의도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방송이 종료되기 전에 여러 방법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방송 종료로부터 6개월이 지난 다음 항의함으로써 네티즌으로부터 의도가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둘째는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지 않는 태도’이다. 골목식당은 이들이 방송에 출연하기 전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출연자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이를 보완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런 내용을 알고도 방송에 출연했으면서도 반년이 지난 다음 제작진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자신의 출연 결정에 대한 책임 회피로 보인다.
이들이 제작진을 비난하는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이들을 옹호하기보다는 이들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제작진을 비난한 사람 중 한 명은 골목식당 출연 전에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인데도 굳이 방송에 출연하고, 원하던 솔루션을 받고도 그대로 하지도 않았으면서 한참 뒤에 제작진을 비난하면 네티즌들은 그 사람이 방송 효과만을 노렸다고 생각하게 된다. 네티즌들은 또 다른 사람도 2호점을 개설할 정도로 방송 효과를 얻었으면 제작진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댓글을 달고 있다. 이렇게 제삼자의 관점에서 의도가 순수하지 않게 보이면 다른 사람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
직장에도 두 사람과 같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 회사는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군대와 달리 자신의 선택으로 입사한 곳이다. 자신이 선택한 회사이지만, 회사를 사랑하기는커녕 만나는 사람에게 회사와 동료 욕이나 험담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지 사표를 내고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 자신과 동료 그리고 회사를 위하는 길이다.
자신의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어떤 이유로든 직장을 선택했으면 그 직장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직장인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태도이다. 직장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때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은 자신이다. 자신의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하면 승진과 연봉인상은 당연한 결과이다. 승진이 없더라도 노력하는 만큼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며 그로 인해 맛보는 성취감과 자신감마저 덤으로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