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건강한 휴식을 보내는 방법은?

by 최환규

여름휴가철이 되면 직장인들은 ‘휴가를 어디로 갈까?’ 고민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피곤해 집에서 편하게 쉬고 싶지만 가족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유명 관광지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12시간!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고 난 후부터 이런 기사를 보기가 어려워졌지만, 매년 여름휴가철에 볼 수 있었던 신문이나 방송의 단골 제목이었다. 아직도 휴가철이나 주말이 되면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험하다. 차가 막혀 좁은 차 안에 오랫동안 갇혀 있었기에 불편한 마음을 달래며 겨우 목적지에 도착해도 즐거움보다는 짜증이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한 휴가지만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시간이 된다. 해마다 ‘내년에는 정말 휴식다운 휴식을 하겠다’라고 결심하지만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 즐거워야 할 휴가가 외부의 원인으로 인해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휴가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휴가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이다. 이런 의미에서 휴가는 ‘어디에서 보내느냐?’보다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제대로 된 ‘휴식’을 위해서는 ‘휴가를 가야 한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이 가기 때문에 나도 가야 한다’라는 강박적인 선택은 자신에게 적합한 휴식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은 자신의 결정에 대한 위험을 줄이는 선택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이 검증된 유명한 관광지로만 몰리는 이유도 선택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사 결정은 자신에게 적합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휴가 기간에 에너지 충전은커녕 오히려 소진하는 원인 중 하나는 ‘쓸데없는 걱정’이다. 휴가지에 도착하자마자 ‘식당에서 바가지 쓰면 어떡하지?’ 혹은 ‘갈 때 차가 막히면 어떡하지?’라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걱정은 즐거운 휴가를 망치는 원인이 된다. 이런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머릿속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흔히 ‘닭대가리’라고 하면 기억력이 좋지 못한 사람을 놀리는 말이지만 휴가를 즐기는 동안에는 머릿속을 깨끗이 비울 필요가 있다. 감정 노동을 하는 직장인의 진정한 휴식은 머리를 쉬게 하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는 한 번에 한 가지만을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기 최면을 할 필요가 있다. 휴가 동안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사무실에 남겨 둔 일 생각하는 것은 두 가지 기억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이다. 마무리 못 한 일은 휴가가 다음부터 생각하면 된다. 지금, 이 순간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만, 자신과 함께 하는 가족과 어떻게 즐겁고 보람 가득한 시간을 보낼 것인가에만 집중할 때 제대로 된 휴가가 된다.

소진된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는 장소의 선택도 중요하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속초로 휴가를 다녀왔다. 속초에도 많은 사람이 몰리는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몰리는 곳을 싫어하기에 동네 분들에게 “여기 계시는 분들은 어느 해변에 자주 가세요?”라고 물으니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그곳에 가보니 정말 사람은 거의 없고 햇볕을 가릴 수 있는 그늘막 텐트 몇 개만 놓여 있을 정도로 한가했다. 그곳에서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휴식을 위해서는 쾌적한 환경과 함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이왕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면 휴가 동안 여유롭게 마음껏 즐길 필요가 있다. 가는 길에 차가 막히면 막히는 대로 함께 가는 사람과 즐기도록 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훨씬 편해진다. 이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때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휴가지에서 경험하는 즐거움은 휴가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즐거운 경험을 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이 순간을 즐기겠다는 편안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휴가지에서 그 지역의 지역문화를 경험하고 토속음식을 먹으면서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건강한 휴가의 시작이다.

직장인에게 건강한 휴식은 성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조금만 견디면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다. 만약 여름휴가 기간이 아쉽다면 추석을 건강한 휴식 기간으로 만들어보기 바란다.


keyword
이전 14화리더는 변화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