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변화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며칠 전 서울로 가기 위해 좌석버스를 탔다. 좌석에 앉아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린 버스 기사의 클랙슨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몇십 미터 앞 보행자 정지선 제일 앞에 서 있던 차가 파란불로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움직이지 않자 참다가 경적을 울린 것이었다. 신호가 바뀌어도 가지 않은 차로 인해 버스는 어쩔 수 없이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했다. 다시 신호가 파란 불로 바뀌었지만, 이번에도 맨 앞에 있던 차가 움직이지 않았고, 버스는 다시 기다려야 했다. 직진 신호에도 가지 않은 차들로 인해 거의 5분 가까운 시간을 길에서 버려야 했다. 제일 앞에 서 있던 차의 운전자가 신호등의 변화에 반응하지 않아 다른 차의 통행을 방해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직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신호등 가장 앞에 서 있던 차의 운전자가 신호에 집중하지 않을 때 다른 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처럼 기업에서는 리더가 환경변화, 경쟁사나 고객이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심하면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해 망한 대표적인 기업이 코닥(KODAK)이다. 코닥은 한때 세계 최대의 사진 필름 제조회사로 20세기 초반부터 90년대까지 사진 산업을 지배했다. 하지만 디지털 사진 기술의 발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코닥이 이렇게 된 주요 원인은 기술 변화의 간과, 소비자 변화의 무시, 경쟁사의 혁신 그리고 경영 전략의 실패 등이다.
코닥이 사진 필름에 머물러 있을 때 소니, 캐논, 니콘 등 경쟁사들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해 코닥도 디지털 시장으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너무 늦었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나 제품 개발에 실패했다. 또한, 소비자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브랜드 이미지와 기존 사업 모델에 대한 고집만 고수하다 회사가 파산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용인에 있는 테마파크의 경우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경쟁사와의 경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해졌다. 지금은 외국 회사에 팔린 자동차 회사의 경우 1990년대 중반까지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와 기술 발전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해 파산하고 말았다. 이처럼 경쟁사의 동향이나 고객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쇠퇴할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불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장군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이순신 장군님께서는 운주당에서 모든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적의 동향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세웠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역사에 길이 빛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조직을 발전시키면서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순신 장군님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이 조직의 리더이다.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 사이에는 더 큰 차이가 있다. 변화에 민감한 리더는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리더는 위기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리더는 조직원과 함께 힘을 모아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 한다. 첫째, 시장분석 및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둘째, 유연한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운주당과 같이 조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셋째, 고객 중심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객의 의견과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반영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고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런 전략을 통해 리더는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가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이끄냐에 따라 조직과 조직원의 미래가 결정된다. 따라서 리더는 항상 변화와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