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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차단이 업무 집중에 도움이 된다

by 최환규

많은 회사들이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집중근무시간제’와 같은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 중 업무 효율이 가장 좋은 시간대를 정해 그 시간대에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만 열중하도록 해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도록 하는 제도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오전에 많이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의 성공은 모든 역량을 자신이 맡은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하느냐에 달려있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회의는 물론 내부 전화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실시할 때 직원들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제도를 제대로 활용해 성과를 내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이 있는데 김 과장과 박 과장의 사례를 통해 그 차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인터넷을 멀리하고, 전화 소리도 없는 조용한 환경이 되면 그때부터 김 과장의 머릿속에서는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기 시작한다. 오늘 해야 할 업무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아냐, 인사팀의 오 과장이 자기 업무가 급하다고 빨리 해달라고 부탁했는데……’라는 생각이 떠올라 그 업무를 하려고 하면 ‘가만있자, 경리팀의 김 차장도 사장님께 보고한다고 자료를 오늘까지 달라고 했는데…..’. 결국 이런 생각들 속에서 방황하기 시작하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집중근무시간제가 끝나 버리고 만다. 이런 결과에 대해 김 과장은 항상 후회를 하면서 ‘내일은 오늘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야지.’하고 결심하지만 막상 내일이 되면 어제와 같은 행동이 반복된다.


김 과장에게 이런 일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자신이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많은 생각들은 김 과장의 주의를 분산시키게 되고 결국 원하는 목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김 과장과 같이 행동하는 직원은 항상 같은 패턴을 보인다.


실제 업무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엉뚱한데 쏟게 되면서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내 머릿속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순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에 집중하려는 순간 자신이 세운 목표와 갈등을 일으키는 정보가 의식되기 시작한다. 내가 수립한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따라서, 그리고 갈등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위협을 주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관심은 갈등을 없애는데 동원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김 과장이 인사팀의 업무와 경리팀의 업무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많은 정보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할 때마다 사람들은 주의를 집중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다. 이런 일들이 자주 반복되면 업무에서의 성과도 나빠지게 된다.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 회사를 그만두게 될까 봐 더 많은 걱정을 하게 되는데, 걱정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불안감이 커져 업무에서의 집중력을 더 떨어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최악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와 반대의 경우를 보자. 박 과장은 마케팅 기획업무를 하고 있다. 박 과장은 매일 아침 자신의 업무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집중근무시간 내에 할 일에 대해서도 목표를 정한다. 약간 무리하게 느껴질 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처음에는 김 과장과 마찬가지로 많은 생각들이 업무에 대한 몰입을 방해했지만 이런 상황을 마치 박태환 선수가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는 것처럼 매일 아침 신기록에 도전하는 기분으로 업무에 집중하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자신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게 되었다. 김 과장이 이렇게 노력한 이유는 업무 성과를 높여 회사에서의 승진이나 연봉 인상을 기대한 것도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다.


박 과장이 일을 할 때 시간이 흐르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업무에 집중할 때가 많다. 이럴 때 들어오는 모든 정보들은 박 과장의 관심과 일치한다. 결과적으로 박 과장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자신이 선택한 목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김 과장보다 더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업무 성과도 향상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오직 한 가지뿐이다. 머릿속에서 해야 할 일이 아무리 많다고 소리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눈앞에 있는 한 가지 일뿐이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할 일이라고 정해지면 이 업무에만 집중하는 노력을 해보자. 아마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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