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S SSG
나는 열성적인 축구 팬이자 FC서울의 팬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의 신분으로 올해 3번이나 직관을 다녀왔다. 1승 2무. 다행히 진 적은 없다.
2025년 7월 29일. 친구가 야구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나랑 축구 직관도 갔던 친구인데, 이번에는 야구를 보러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참고로 이 친구는 두선팬이다. 나도 초등학생 때 두산 팬이었던 기억이 있어 바로 승낙했다. 그렇게 약속이 잡혔다.
2025년 8월 2일. 경기날이 다가왔다. 두산은 9등이고 상대 SSG는 4등이라 불리한 경기였지만, 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나 스스로를 승리 요정이라 창하며 이길 것이라고 되뇌었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1회 말, 두산이 1점을 냈다. 나는 점수가 한참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바로 점수가 났다. 전후좌우에서 두산의 응원가가 들렸다. 하지만 이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회 초에 바로 홈런을 맞고 4점을 내어준 것이다. 스코어는 1:4. 그러나 두산처럼 SSG의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3회 말에 바로 케이브의 홈런으로 2점을 추격하여 3:4가 된 것이다. 내가 카메라를 킨 순간에 홈런을 쳐 더 인상 깊었다. 함성이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회 말, 여동건의 안타로 4:4까지 따라잡았고, 이유찬의 안타로 여동건이 홈으로 들어오며 5:4로 역전했다. 이때의 함성은 마치 추가시간에 들어간 역전골의 함성과 맞먹었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두산 응원가가 울린다. 운 좋게 이때도 영상을 찍고 있었다.
그렇게 9회 초, SSG의 마지막 공격 찬스다. 김택연이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2 아웃. 이제 SSG의 3번 타자 최정과의 대결만 남았다. 최정이 경기장을 넘기는 엄청난 파울을 치며 모두의 심장이 놀랐던 그때, 최정의 타격이 유격수에게 흘렀고 그대로 땅볼 아웃이 되었다. 5:4로 경기가 종료되었고 두산의 승리가 확정됐다.
솔직히 말하자면 야구를 보기 전까지는 야구팬들이 축구팬만큼 응원을 못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생각은 180도 뒤집어졌다. 오히려 축구보다 더 재밌게 응원을 한 것 같다. 많은 축구팬들이 야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서 야구도 멋진 스포츠임을 깨달았다. 다음에도 또 보러 가고 싶다. 나는 이제 두산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