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자의 변명

by 김태윤

나는 노력도 하지 않고 의지도 없는 사람이다. 적어도 성공한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 그들의 눈에는 내 노력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나 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일까? 내가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았으며 절박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나는 절박하지 않았다.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실패자가 되었다.


이런 생각마저 그들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며, 악으로 치부한다. 긍정적인 태도가 성공을 부른다고 한다. 긍정도 재밌는 단어다. 기분이 좋을 때는 든든한 친구이고, 기분이 나쁠 때는 잔인한 적군이니까.


니체가 말한 노예 도덕이 생각난다. 약자들은 신앙심과 도덕심을 바탕으로 가진 자들을 욕한다. 가진 자들은 부도덕한 방식으로 재물을 취했고 성공했으며, 자신들은 깨끗하고 겸손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나도 어쩌면 노예 도덕에 빠진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결과가 나온 노력만이 노력인 것일까? 세상의 논리에 따르면 실패한 사람들의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공한 자의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내 말은 실패자의 변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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