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진짜로 번아웃일까?

by 김태윤

“나 요즘 힘들어”

어쩌면 가장 공감해 주기 쉬운 말. “그렇구나. 힘들겠네” 와 같은 말들로 위로를 건넨다.

여기서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번아웃”. 다들 번아웃이 왔다고 말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다.


최근 재미없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긍정과 부정을 떠나서 나의 솔직한 속마음이다.

말 그대로 재밌고 흥미로운 일이 없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해봐도 몰입이 되지 않는다.

유행하는 것들을 다 해봐도 재미가 없다.

내가 이런 시기가 올 때마다 번아웃이 생각난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내 의지대로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머릿속에서 상시 대기 중이다.

그렇다면 나는 진짜로 번아웃이 온 걸까?


내 생각에 나는 번아웃이 아니다. 번아웃은 뭔가를 열심히 한 이후에 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밤을 새워서 공부를 했다던가...

그러나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사실 하나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들은 나같이 공부 안 하는 고3은 1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하신다.

이런 나에게 번아웃이라는 단어는 과분하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증상은 끌려다니는 느낌이다.

내 의지대로 하는 것 같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느낌.

증상은 알겠다. 하지만 원인이나 해결책은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고3이면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안다. 할게 정해져 있으니 얼마나 쉬운 시기인지.

그렇지만 공부가 안된다. 모순적이게도, 할 게 없다.

공부뿐만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취미생활, 여가활동, 자기 계발... 선택지는 많으나 의지가 없다.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노력도 하지 않는 애매한 상태로 규정할 수 있겠다.


이 모든 것은 과정의 일부이고, 지나가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

이겨낼 수 있다.

그래왔고, 그래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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